"우울증 치료 날짜까지 잡아놨는데"… 보호 종료 아동의 안타까움 죽음

“우울증 치료 병원까지 정해 놓았는데···.”

 

지난 24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보육원 출신 10대 여학생 A(19)양을 상담해온 지자체 관계자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A양은 정신 지체 장애가 있는 부모한테 태어났다. A양을 돌볼 수 없었던 부모는 어릴 시절 광주의 한 보육원으로 보냈다. A양은 만 18세까지 이 보육원에서 생활하다가 1년 전 퇴소했다. 보육원을 나온 A양은 광주의 한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버지와 함께 지냈다. A양의 어머니는 10년 전에 숨졌다. A양과 A양 아버지는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최근 다니던 대학을 그만 둔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 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정신 지체 장애 3급인 A양은 얼마 전부터 우울증에 시달렸다. 우울증을 견디지 못한 A양은 광주 광산구 담당자를 찾아 상담을 했다. 광산구 담당자는 “지체 장애자인 A양이 우울증을 호소해 치료 방안에 대해 상담했다”며 “치료 일정과 치료 기관까지 정하고 치료 날만 기다렸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안타까워했다.

 

A양의 유서에는 최근 가깝게 지내던 친구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우울증 치료를 불과 며칠 앞두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양이 이날 오전 2시쯤 자신이 살던 아파트 고층에 올라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주변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광주시는 25일 최근 2명의 보호종료아동이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하자 이들에 대한 자립지원 계획을 내놓았다. 자립정착 기반조성을 위해 자립정착금을 증액하고 자립수당 지급, 아동발달지원계좌지원, 주거지원및 통합사례관리 등을 하기로 했다. 또 자립역량 강화방안으로 △아동별 자립지원계획수립 △자립경제교육 지원 △심리지원 맞춤형 프로그램 지원 △취업,직업 연계정보 제공 등을 마련했다. 자립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자립지원전담기관 건립 △아동자립지원협의체 운영 △사후관리 체계수립 △자립지원 실태조사 등을 한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