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물가 '빨간불'… 차례상 비용 얼마나 들까 [뉴스+]

조사기관별 24만~41만원 예상… 전통시장이 더 올라
품목별 최대 50% 이상 인상… 폭염·가상악재 등 영향
정부 물가 관리… 농할쿠폰 이용 시 2만~3만원 할인

추석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부진과 세계 곳곳의 기후재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국내외 식량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탓이다. 이에 추석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평균 7∼8%가량 오른 24만∼41만원으로 예상된다. 추석 물가를 지난해 수준으로 내리겠다고 공언한 정부는 농수산식품 비축 물량을 대량 공급하고 할인쿠폰을 발행하며 총력 대응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30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제수용 과일들이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마트 차례상 비용 최대 40만8000원

 

명절이 다가오면 각 물가정보 기관들은 자체 조사한 차례상 차림 비용 결과를 내놓는다. 보통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상차림 비용을 조사해 비교하는데, 조사 지역, 기간, 품목, 분량 등 기준이 기관마다 달라 결과도 다르다.

 

최근 차례상 예상비용을 발표한 기관은 다섯 군데다. 이중 가장 비싼 차례상 비용 결과가 나온 곳은 사단법인 한국물가정보다. 한국물가정보는 지난 24일 올해 4인 가족 기준 35개 품목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은 30만1000원, 대형마트는 40만8420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각각 9.7%, 6.4% 오른 값이다.

 

같은 날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가장 저렴한 가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통시장은 지난해보다 8.5% 오른 24만3273원, 대형마트는 8.4% 오른 30만7430원으로 계산했다. 서울지역에서만 36개 품목, 6∼7인 가족을 기준으로 조사했는데 한국물가정보의 결과와 전통시장은 6만원가량, 대형마트는 10만원가량 차이가 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4인 기준, 27개 품목을 조사했다. 전통시장은 지난해보다 10.4% 오른 29만5668원, 대형마트는 지난해보다 2.7% 오른 36만3985원이다. 한국물가협회는 4인 기준 29개 품목의 전통시장 가격만 조사했으며 지난해보다 6.4% 오른 27만7940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매년 28개 품목을 조사하는데 사람수가 아닌 차례상 한 상 차림을 기준으로 한다. 차례상은 성균관 석전대제보존회에서 제시한 전통차례상 기준이다. 전통시장에서 장을 볼 경우 지난해보다 7% 오른 27만2171원, 대형마트에서 사면 6.6% 오른 36만3920원이 들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쌀과 견과류 밤, 조기 등은 지난해 대비 가격이 내렸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들은 평균 10% 이상 올랐다.

 

반복된 폭염과 장마 등 기상 악재로 시금치, 무, 배추 등 채소류는 평균 50% 가까이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애호박은 지난해보다 가격이 3배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른 추석 출하에 따른 생육 부진으로 대과의 비중이 감소한 사과가 가격 상승세를 보였고, 언재료 수입단가 상승 등 영향으로 밀가루, 두부, 다식 등 가공식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현재 육류를 제외한 채소, 과일 등 대부분의 제수용품들이 폭염과 폭우의 영향으로 품질은 낮고 가격은 높게 형성돼 있다”며 “좋은 품질의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최대한 추석에 가까운 날에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역대급’ 성수품 공급…“쿠폰할인도 꼭 받으세요”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추석 전 주요 품목 가격을 1년 전 수준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앞서 28일 오전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역대 최대 규모인 23만t의 성수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17일부터 20대 추석 성수품에 대한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선물세트, 제수용품 등 수요가 집중되는 8월 마지막주에 성수기 전체 공급량의 40% 이상을 내놓기로 했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고위 당정 협의회를 개최했다. 연합뉴스

폭염과 폭우 등의 영향으로 배추와 무의 생산량이 각각 전년보다 8.3%, 17.1% 감소해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배추는 추석 전까지 하루 50∼200t씩, 무는 하루 50t 정도 도매시장에 공급한다. 마늘과 양파 공급량도 평시의 2배 수준으로 늘리며, 두류(콩)는 두부와 장류 등의 수요를 반영해 공매 물량을 확대하고 콩나물콩은 추석 전 3000t을 공급한다. 감자는 수매 및 TRQ(저율할당관세) 수입 물량을 확보해 하루 100t씩 시장에 공급한다.

 

여기에 소비자 체감물가를 완화하기 위해 국산 농축산물 할인쿠폰(농할쿠폰)과 유통업계 할인행사를 연계해 할인 폭을 확대한다.

 

총 650억원 규모로 지원되는 농할쿠폰은 대형마트, 중소형마트, 친환경매장, 온라인몰에서 업체 행사주기별 1인당 2만원까지, 로컬푸드 직매장과 전통시장에서는 3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행사 품목 결제 시 자동으로 할인받을 수 있으며, 온라인몰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추석 농할 쿠폰을 내려받아 결제 시 사용하면 된다.

 

aT는 “추석 차례상 비용 조사 결과는 농할쿠폰을 적용하지 않은 가격”이라며 “할인 한도가 1인당 2~3만원으로 상향된 농할쿠폰과 유통업계의 각종 할인혜택을 잘 활용하면 지난해 비용 수준으로 성수품 구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