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홍원기 감독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 홈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이정후를 제외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사실 이정후는 이날 선발투수로 예고된 롯데 찰리 반즈에게 유독 약했다. 이정후는 반즈와 올 시즌 12번을 만나 단 1안타에 그쳤다. 올 시즌 타율 0.333를 기록할 정도로 무서운 이정후가 반즈 상대 타율은 0.083로 크게 아쉬웠던 것이다.
선발에서 빠졌던 이정후는 홍 감독 말대로 중요한 순간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키움이 롯데에 4-1로 앞서던 5회말 기회였다. 반즈가 야시엘 푸이그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김혜성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면서 만들어진 위기는 1사 뒤 김수환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까지 이어졌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반즈를 내리고 이민석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민석은 김휘집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막는 듯했다. 이러자 홍 감독은 아껴뒀던 이정후 카드를 꺼내 들었다. 3B-1S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이정후는 이민석이 던진 시속 150㎞ 직구를 그대로 받아쳤다. 이 타구는 롯데 1루수 정훈 옆을 빠져나갔고, 주자 2명은 홈을 밟았다. 이정후의 시즌 150번째 안타는 이렇게 완성됐다.
이 안타로 이정후는 6년 연속 150안타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프로야구 출범 40년 동안 6년 연속 150안타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LG에서 은퇴한 박용택과 KIA 최형우, NC 손아섭에 이어 역대 네 번째다. 야구 천재이자 ‘바람의 아들’ 이종범 아들로 데뷔 전부터 관심을 받았던 이정후는 2017년 첫 시즌 179안타를 때리며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과 함께 이름을 알렸다. 이때 이정후가 친 안타 179개는 신인이 때린 가장 많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후 이정후는 2019년 193안타를 치는 등 이종범 그림자를 완전히 지워버릴 정도로 성장했다.
이날 경기에서 7회말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유격수 앞 내야안타를 치며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멀티히트를 친 이정후는 안타 개수를 151개로 늘리며 최다안타 1위에 올라있는 삼성 호세 피렐라(152개)를 1개 차로 추격했다. 이정후 활약을 앞세운 키움은 롯데에 6-5로 승리했고, 연패에서 탈출하며 4위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