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지출 챌린지’를 홍보했다가 역풍을 맞은 기획재정부(기재부)가 “수제 버거를 사 먹는 것이 과소비”라는 취지의 게시물을 올리면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국민들한테 강제로 아끼라고 가스라이팅한다”라며 기재부를 성토했다.
기재부는 지난 25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조금 비싸도 줄 서서 먹는 수제 버거 VS 거품 뺀 가격으로 대형 마트에서 싸게 나오는 햄버거, 당신의 소비 트렌드는?’이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기재부는 이 게시물에서 “‘조금 비싼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도 이미 프리미엄 제품은 줄을 서도 못 살 정도로 인기가 많다”며 “소비에는 소비자의 심리가 담겨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렇게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가 많은 것도 소비자의 억눌린 욕구가 소비 가능한 고급 제품으로 분출되는 거다. 햄버거 대신 수제버거처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또 반대쪽에서는 가성비를 높인 실속 소비성향도 나타나고 있다”며 “생필품이 떨어지면 이월상품으로 저렴하게 구매하거나 대용량 식품으로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비교하는 ‘가성비’ 손님의 이목을 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마지막 게시물에서 마치 수제버거를 사 먹는 이들이 과소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
마지막 게시물은 “강남에서 3시간 동안 기다려서 드디어 햄버거 겟. #다리 아픔 #더움 #그래도 행복함 #육즙은_이거지 #수제 버거”라는 해시태그가 담긴 그림이 “샴푸 떨어진 김에 떨이로 필요한 거 다 삼! 나 살림 좀 잘하는 듯? #내돈내산 #이월상품 #합쳐서_3만원 #쇼핑 중독”이라고 적힌 그림과 함께 배치했다.
해당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국민들한테 강제로 아끼라고 가스라이팅 하는 기재부’, ‘수제 버거집 자영업자들 ‘의문의 사치품’ 업주 됐다’, ‘수제 버거는 자영업자들이 운영하고, 대형 마트 햄버거는 재벌들이 운영한다’, ‘경제 안 좋은 게 국민의 과소비 탓이라고 하다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 경제 위축됐다고 돈 쓰라고 한 게 얼마나 됐다고’ 등의 반응을 보이며 성토했다.
이 게시물은 지난 3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국민의 과소비에 대한 가스라이팅이 시작된 듯’이라는 제목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이 게시물에는 우리나라가 경제적 시련을 겪은 까닭을 ‘국민의 과소비’라고 주장한 교과서들을 함께 올리면서 “한번 속지, 두번 속겠냐”라고 꼬집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19일 트위터 등에 ‘무지출 챌린지’ 게시물을 올렸다가 ‘극단적인 소비 억제 캠페인을 홍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등의 논란이 일자 결국 삭제하기도 했다.
무지출 챌린지는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여 일정 기간 ‘지출 0원’에 도전하자는 캠페인이다.
기재부가 소개한 무지출 챌린지의 방법은 총 3가지다. 첫 번째로 ‘배가 고플 땐 집으로’라며 점심에는 도시락을 싸고 퇴근 후에는 집밥을 먹는 것으로 외식비 지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다음으로는 걸으면서 운동하고 앱을 통해 포인트를 모으거나 리뷰를 남겨 캐시백을 받아 커피 값을 해결하기, 중고거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부수입을 챙기거나 무료 나눔을 받기 등이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언론에 “기재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고, 새로운 소비 형태를 알려주려는 의도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