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입국 전 코로나 검사' 폐지… 입국 후 1일내 검사는 유지

오는 3일부터 입국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의무가 폐지된다. 이번 추석은 요양병원·시설 접촉면회 제한 외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첫 명절로, 국내 이동과 해외여행 수요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미크론 변이를 겨냥한 개량백신은 4분기 도입돼 고위험군부터 우선 접종한다.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자 전용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의 추석 방역·의료 대책 및 ‘2022∼2023 동절기 코로나19 접종계획 기본방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3일 0시부터 비행기나 선박을 이용해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은 음성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는 2020년 7월13일 방역강화 대상 국가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 처음 시행된 뒤 약 26개월 만에 사라지게 됐다. 접종 이력이나 출발 국가와 상관없고, PCR(유전자증폭) 검사·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모두 해당한다. 다만 입국 후 1일 내 PCR 검사를 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자택 대기 및 다중이용시설 이용 제한이 권고된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해외와 국내에서 코로나19 유행이 감소하는 추세이며, 국외 현지 사전검사의 실효성과 해외에서 확진된 내국인 보호, 추석 연휴 입국하는 내국인 편의 등을 고려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 국내 발생 후 명절 때마다 실시되던 휴게소 실내 취식 금지 등 특별방역대책은 이번 추석에는 시행하지 않는다. 정부는 고속도로 차량 통행료 면제를 추진하고, 휴게소와 버스·철도 내 실내 취식을 허용하기로 했다.

백경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동절기 예방접종의 기본 방향, 국산 스카이코비원 백신접종 계획, 해외 입국 검사 정책 개선 방향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뉴시스

요양병원·시설의 접촉면회 금지는 유지된다. 해당 시설 종사자는 연휴 후 복귀하기 전 반드시 신속항원검사를 하도록 했다.

 

연휴기간 코로나19 진단·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성·백양사·통도사 등 고속도로 휴게소 9곳에 임시선별검사소를 설치한다. 휴게소 검사소에서는 누구나 무료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검사부터 처방까지 가능한 원스톱 진료기관은 나흘 누적 5300개소가 문을 열고, 먹는 치료제 담당약국이 연휴 당번을 선다. 원스톱 진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보건소를 찾으면 된다.

 

입국 전 검사 및 거리두기 폐지 조치가 이동량 증가로 이어져 유행 확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백 청장은 “감염 기회가 증가할 수 있으나 유행이 정점 구간을 지났기에 유행 양상이 많이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가을·겨울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개량백신을 활용할 계획이다.

 

개량백신은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최근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도록 개발된 ‘2가 백신’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BA.1을 겨냥한 모더나와 화이자 개량백신의 품목허가를 심사 중으로, 신청 시기가 빠른 모더나 백신이 먼저 도입될 전망이다. 임상자료에서 모더나 개량백신은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중화항체가 BA.1에 대해 기존 백신 대비 1.75배, BA.4·5에 대해 1.69배 높게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개량백신이 낮아진 감염예방 효과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량백신은 요양병원·시설 입소·종사자와 60세 이상, 면역저하자, 기저질환자 등이 우선접종 대상이다. 2차 이상 접종을 완료한 18세 이상 성인은 원할 경우 접종할 수 있다. 최종 접종일 또는 확진일 기준 4∼6개월이 지나야 하며, 기초접종으로는 맞을 수 없다.

 

정부는 개량백신 접종이 ‘5차 접종’이 아닌 ‘동절기 추가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 독감백신 같은 정기 접종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백 청장은 “앞으로 차수 중심 접종이 아니라 인플루엔자와 유사하게 계절 중심으로 전환하고자 한다”며 “변이와 유행 상황에 맞춰 개발된 백신을 최대한 활용해 시기별로 접종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1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은 오는 5일부터 접종에 활용된다. 당일·방문 접종은 5일부터, 사전예약은 1일 시작해 13일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백 청장은 “개량백신 접종까지 시일이 소요되므로 4차 접종 대상자들은 기다리지 말고 바로 접종해달라”며 “mRNA 백신에 대한 우려로 기초접종도 하지 않았다면 (기존 독감백신과 같은 방식의) 스카이코비원 접종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