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병역특례, ‘여론조사’로 논란 재점화 [이슈+]

일단락 됐던 BTS 병역 문제 다시 수면위로
국방부 논란에 “여론조사 안 하겠다” 해명
한발 물러섰지만, 특례에 대한 가능성 남겨
20대 군대 문제 민감…정치 활용 우려 시선

일단락 되는 것 같았던 BTS(방탄소년단)의 병역 문제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방부 장관이 종전의 입장을 바꿔, 여론조사를 토대로 병역특례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하면서다. 국방부는 논란이 커지자 여론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해명했지만, BTS의 병역특례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BTS(방탄소년단)가 군에 가는 게 인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BTS 병역특례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던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병역특례 여부를 놓고 국민여론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논란이 번지자 국방부는 1일 “여론조사가 필요한지 검토하라는 지시였다”며 한발 뒤로 물러났고, 다시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식었던 BTS의 입대와 관련한 논란은 연예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 특히 이 장관의 이번 발언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부산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정부와 병역특례를 받아야 하는 BTS의 요구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엑스포 유치에 사활 건 정부, BTS 특례 입장 선회

 

이날 국회 등에 따르면 전날 이 장관이 BTS 병역특례에 대한 여론조사 등을 언급한 데 대해 국방부가 종전과 달리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BTS의 도움이 절실한 정부가 여론조사를 통해 긍정적인 여론을 모아 병역특례에 포함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이 장관은 “BTS 병역특례 부분을 국민 여론조사를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는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의 질의에 “그렇지 않아도 오늘 아침 회의 때 제가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빨리 데드라인(기한)을 정해놓고 그 안에 결론을 내리고 여론조사를 빨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장관의 이런 발언을 여론이 BTS의 병역특례에 대한 긍정 신호로 받아들이자 3시간쯤 뒤 국방부는 “장관의 발언은 여론조사가 필요한지 검토하라는 지시였다”고 후퇴했다. 또 “여론조사 결과는 정책 결정에 참고만 하겠다”며 조사 결과대로 BTS의 병역 특례를 결정한다는 의미는 아님을 밝혔다.

 

하지만 병역특례가 필요하지 않다는 기존의 기조대로라면, 여론조사 자체를 할 필요도, 이를 검토할 이유조차도 없다는 점에서 충분치 않은 해명이었고 국방부는 다시 여론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재해명을 내놔야 했다.

 

현재 정치권은 BTS 병역특례를 두고 공방을 펼치고 있다. 병역특례를 문재인 정부에서 미뤘냐는 것에 대한 논란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BTS 병역 특례를 미뤄 현 여당인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독박을 쓰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민주당은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문 정부 당시 국방부는 예술·체육요원의 대체복무제도 확대는 불가능하며, 이에 BTS의 병역특례도 안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 정부로 책임을 돌린 국민의힘과 정부는 BTS를 홍보에 활용하려 것으로 보인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BTS의 대체복무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부산엑스포 유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유치전에 나서는 등 국가적 행사로 주목받고 있고, BTS가 이번 부산엑스포 유치에 공을 세운다면 병역특례에 청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있다. 병역 특례 여론조사 검토 소식이 전해지자,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의 주가는 전날보다 7% 가까이 급등했다.

 

팬들이 진열해 놓은 BTS 굿즈들. 연합뉴스

◆여론조사 안하겠다지만… 끝나지 않은 논란

 

국방부는 여론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정리했지만, “BTS 병역문제와 관련해 국방부는 여론조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른 기관에서 여론조사를 한 결과가 나온다면 그 결과만으로 의사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다소 모호해 보이는 답변이다. 국방부는 기존의 기조를 이어가며 “(병역특례가) 특정인을 위한 것은 조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지만, BTS 병역 특례는 없다고 못을 박지도 않았다.

 

다른 기관의 여론조사나 다른 방식을 통해 여론이 호의적이면 BTS의 병역 특례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앞서 BTS의 병역특례와 관련한 여론조사는 몇 차례 진행된 적이 있다. BTS의 병역특례 적용 논란과 관련해 한국갤럽이 지난 4월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상대로 대중예술인 병역특례에 관해 물은 결과 BTS의 병역특례를 반대하는 의견은 33%였고, 찬성은 59%였다.

 

하지만 여론조사 집단을 어떻게 정하는지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병역의 당사자인 20대 남성으로 여론조사 대상자를 제한할 경우 부정여론이 훨씬 높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당사자인 20대 남성들은 반대 분위기가 팽배하다. 대한민국 20대 남성에게 군대는 가능하면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9년 발표한 병역 담론의 전환을 위한 기초연구에 따르면 병역의 직접 당사자인 20대 남성 82.5%는 ‘군대는 안 가는 게 좋다’고 본다. 65.3%는 더 나아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병역에 대한 거부반응이 큰 것이다. 지금까지 BTS의 병역특례 논란에 반대근거로 빠지지 않고 나온 것이 이들 20대 남성들의 상대적 박탈감 문제였다. 

 

BTS에 대한 병역특례는 ‘성공한 사람은 군에 가지 않는다’는 인식을 퍼뜨릴 우려가 있다.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로 인해 병역특례 논의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국회 국방위원회의 김병기 의원은 “그러면 군대에 가는 사람들은 아무 능력이 없고 국위선양을 하지 못해서 나라라도 지키라고 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국방부도 병역특례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우리 사회에서 병역법에 의해 병역특례를 적용받는 사람은 한해 45명 정도다. 이마저도 형평성 논란 등을 의식해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병역 자원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도 문제다. 몇몇이 군대를 안 간다고해서 병역 자원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인물에 대한 예외는 불평등에 민감한 여론을 증폭시킬 수 있다.

 

이미 일단락 되는 듯했던 문제를 끄집어내 BTS의 심적 부담이 커질 우려도 있다. 국위선양한 BTS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들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BTS 팬들 등 일부는 BTS를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등 정치 선전용으로 활용하는데 대해서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