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비판한 러 에너지회사 회장 ‘의문의 추락사’

BBC “러 석유 신흥재벌들 비정상적인 상황서 잇따라 숨져”

러시아 최대의 민간 석유회사인 루코일의 회장 라빌 마가노프가 치료받던 병원의 창문에서 떨어져 숨졌다. 루코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바 있다. 영국 BBC방송은 마가노프의 사망을 두고 “가장 최근에 의문의 상황에서 사망한 인사”라고 전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마가노프가 1일(현지시간) 오전 모스크바 소재의 중앙임상병원 6층 창문에서 떨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한 라빌 마가노프 루크오일 회장이 갑자기 사망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마가노프 루크오일 회장에게 훈장을 수여하며 찍은 사진. AFP연합뉴스

루코일 측은 마가노프가 사망했다고 밝히면서도 “심각한 질병으로 숨졌다”고만 설명했다.

 

앞서 루코일 이사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비극의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전쟁이 가능한 빨리 종식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후 루코일의 억만장자 사장인 바지트 알렉페로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영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뒤인 지난 4월 사임한 바 있다.

 

BBC는 마가노프의 사망에 의문을 표하며 “러시아의 석유 올리가르히(신흥재벌)들이 최근 몇달 간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잇따라 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최대 LNG(액화 천연가스) 생산 기업인 노바테크의 경영자였던 세르게이 프로토세냐는 지난 4월 스페인의 한 빌라에서 부인과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회사인 가스프롬방크 전 부사장인 블라디슬로프 아바예프, 루코일의 CEO였던 알렉산더 수보틴 등도 돌연사했다.

BBC는 “마가노프가 치료를 받고 있던 병원에 러시아의 정치·사업 엘리트 관계자들이 함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외부에 의한 사망설을 제기했다. 해당 병원의 CCTV도 수리중이어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