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두 번째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18일 입국한 내국인으로, 2주간 감염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전신증상 및 피부병변이 있는 원숭이두창 의사환자가 신고돼 유전자 검사 결과 최종으로 감염됐다고 확인됐다. 지난 6월22일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환자 발생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번 환자는 지난달 유럽에서 입국했다. 입국 당시 무증상이었으나 지난달 28일 발열, 두통, 어지러움 증상이 시작됐고 30일 국소 통증을 느껴 지난 1일 환자 본인이 직접 보건소로 문의해 의사환자로 분류됐다. 이후 서울시 역학조사관이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
질병관리청은 환자가 원숭이두창 백신 접종 이력은 없고 현재 입원 중이며, 경증이고 전반적인 상태는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이날 환자를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 경과를 모니터링하고 접촉자 추가 파악을 위해 심층 역학조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확진자의 전염 가능 기간의 동선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확인되는 접촉자는 노출 수준에 따라 위험도를 나눠 관리할 예정이다.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 접촉자를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 세 단계로 분류한다.
원숭이두창은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잠복기가 짧게는 5일에서 길게는 21일까지 평균 6∼13일로 파악된다. 이번 환자가 입국 후 2주간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도 긴 잠복기가 꼽힌다. 다만 무증상으로 약 열흘간 일상생활을 한 만큼 접촉자가 많고 밀접접촉자도 있을 수 있다.
방역당국은 첫 번째 환자 발생 이후 전국 17개 보건환경연구원에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원숭이두창 백신인 ‘지네오스’는 5000명분을 도입해 필수 의료진에게 접종을 마쳤으며 치료제인 ‘테코미리마트’도 504명분을 확보했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은 현 방역대응 역량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며 “조기발견과 지역사회 확산 차단을 위해 국민과 의료계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지난 1일 “원숭이두창은 제한된 경로로 감염되며,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