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GDP, 식민종주국 영국 제쳐… 세계 5위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가 영국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국내총생산(GDP) 5위로 올라섰다.

 

3일 블룸버그통신은 국제통화기금(IMF)의 GDP 수치와 1분기 성장률, 환율을 토대로 자체 산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의 GDP는 명목 기준으로 8547억 달러(약 11652조 원)를 기록, 8160억 달러(약 1112조원)인 영국을 앞섰다. 분기 기준이긴 해도 인도 GDP가 영국을 넘어선 때는 이번이 처음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 가운데)가 지난달 15일 인도의 독립기념일에 뉴델리에서 열린 17세기 무굴시대 붉은 요새에서 공연하는 예술가들을 맞이하고 있다.AP뉴시스

지난해 기준으로는 영국 GDP가 3조1084억 달러로 2조9461억 달러로 집계된 인도를 앞섰다. 그러나 올해는 1분기에 영국이 전기 대비 0.8% 성장한 반면에 인도는 4.1% 성장하며 순위를 앞질렀다. 1분기 이후로도 영국이 인도를 다시 추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인도는 2분기에도 13.5% 성장하는 등 올해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국은 2분기에 0.1% 하락하는 등 경기 후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인도 루피화 대비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하락세이다. 이대로면 올해 전체 GDP로도 인도가 영국을 추월할 전망이다.

 

2000년 기준 영국 GDP는 미국과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였다. 당시 인도는 한국보다 낮은 세계 13위였다. 하지만 인도는 막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곤 꾸준히 연간 6∼7%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제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특히 정보기술(IT) 관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제조업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면서 중국과 경쟁관계인 인도가 중국을 대체해 ‘세계의 엔진’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와 당분간 인도의 고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영국은 2% 안팎의 저성장이 계속됐다. 금융시장에서는 인도 GDP가 영국 GDP를 넘어서는 것은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특히 영국은 올해 들어 10%가 넘는 물가상승률이 이어지고 환율마저 약세를 보이면서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 시장에서는 영국이 2024년까지 침체에 빠지고, 인도는 꾸준히 경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해 향후에도 영국이 인도를 앞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