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가격이 5개월 연속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작황 부진 등의 여파로 농산물을 중심으로 물가가 여전히 들썩이고 있다. 여기에 고환율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 등 물가 불안을 가중시킬 요인도 많아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8월 세계 식량가격은 전월(140.7포인트) 대비 1.9% 하락한 138.0포인트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식량가격은 지난 3월 역대 최고치(159.7포인트)를 찍었지만 4월부터 5개월 연속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가뭄 등 불안 요소가 있지만 미국, 캐나다 등의 밀 수확 진행,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구 수출 재개 등이 국제 곡물 시장을 안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추석을 앞둔 4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시민이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국내 농산물 가격의 오름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채소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9% 오르며 7월(13.0%)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집중호우 등에 따라 작황이 부진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9월호 양념채소’ 보고서를 통해 이달에도 폭염, 폭우 등 날씨 탓에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건고추(화건·상품 기준)의 도매가격이 600g당 1만3500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1만1808원)과 비교해 14.3% 높은 것이다. 연구원은 ‘농업관측 9월호 감자’ 보고서에서 감자(수미·상품 기준)의 도매가격도 이달 20㎏당 3만95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3만375원)과 비교해 30.0% 비쌀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추석 밥상물가 안정을 위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추석 3주 전부터 비축 물량과 농협 계약재배 물량 등을 활용해 배추, 무, 사과 배 등 주요 20개 품목을 평시의 1.4배 수준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지난 1일까지 계획 물량의 78.1%인 18만2000t을 공급했다. 정부는 최근 물가 여건을 고려해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8일까지 배추·무·양파·마늘·감자 3905t 이상을 추가로 공급하고, 수산물은 5∼8일 최대 1000t을 집중적으로 공급한다. 또 태풍 힌남노로 인해 성수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배수로 정비, 시설 보완 등을 진행하는 한편 배추·무·사과·배 등에 대해서는 조기 수확 등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