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 종사자 처우 열악” “서비스 개선 뒤따라야”

市, 심야택시요금 개선 공청회
기본요금 1000원 인상 계획에
택시업 “물가상승률 반영 안돼”
시민단체 “인상 비율 합의 필요”

서울시의 택시요금 인상안에 업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기본요금 1000원 인상 등으로는 ‘택시대란’을 해결하지 못할뿐더러 기사들의 열악한 처우도 개선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5일 관악구 서울특별시교통문화교육원에서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한 택시요금 정책 개선’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서울시의 요금인상안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박종갑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기본요금 1000원 인상안은 물가상승률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며 “서울시가 할증요금을 인상한다고 하는데, 분석해보면 하루 약 4만원 정도 인상된다. 이 정도 받으려고 심야에 택시기사가 나가겠나”라고 지적했다. 송임봉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도 “운송원가를 고려하면 택시 기본요금이 6000∼7000원은 돼야 기사가 업계로 돌아올 수 있다”며 “물가연동제나 택시요금 상하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단체에선 시민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요금이 인상될 경우 택시업계의 서비스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엄명숙 서울소비자시민모임 대표는 “이번 인상안이 역대급 태풍이라는 ‘힌남노’와 같은 느낌이 든다”며 “요금 인상 속도와 비율에 대해 합의하는 과정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택시요금 인상 폭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면서도 “업계에선 기본요금이 올라간 후 별도의 서비스에 대한 ‘알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청회는 억눌려왔던 택시기사들의 불만이 크게 폭발하며 예정보다 일찍 종료됐다. 기사들은 “거지도 아니고 1000원 인상이 뭐냐”, “강의를 들으러 온 게 아니다. 현장의 소리를 들어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택시기사와 현장 관계자들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일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한 요금(안)’을 발표했다.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현재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하고, 기본거리도 현행 2㎞에서 1.6㎞로 단축하기로 했다. 거리요금 기준은 132당 100원에서 131당 100원으로, 시간요금은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각각 조정한다. 심야할증 시작 시각을 0시에서 오후 10시로 앞당기고, 현재 20%의 할증요금을 택시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오후 11시∼익일 오전 2시)엔 40%까지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