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접근한 6일 새벽 울산에는 거센 비바람이 불면서 건물 외벽이 떨어지고, 자동차가 물에 잠겨 시동이 꺼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태화강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고, 울산대교 등 도로 곳곳이 통제됐다.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 자료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전 7시까지 북구 매곡동에는 306.5㎜의 비가 내렸다. 울주군 삼동면은 302㎜, 두서면은 226.5㎜, 중구 서동은 155.7㎜의 누적 강수량을 각각 기록했다.
바람은 순간최대풍속 기준 동구 이덕서에 초속 36.4m의 강풍이 불었다. 울주군 간절곶(32m), 온산(30.4m), 삼동(23.4m) 등도 바람이 거셌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울산 태화강 태화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태화교 지점 수위는 오전 7시 기준 4.36m를 기록했다. 주의보 기준은 4.5m(해발 기준 3.42m)이다. 불어난 강물에 국가정원 83만5000㎡와 국가하천 등 하천 내 산책고 66.43㎞가 침수됐다.
울산지역 4개 댐 가운데 회야댐(만수위 31.8m)과 대암댐(48.5m)은 수위가 각각 33.27m와 50.80m를 기록, 만수위를 넘어 월류 중이다.
강한 비바람으로 피해가 이어졌다.
오전 1시쯤 울주군 언양읍 남천교 아래 하천에서 20대 남성 1명이 물에 빠져 소방당국과 경찰이 수색 중이다.
오전 7시12분에는 중구 학성동 인근 태화강변에서 할아버지 1명이 갇혀 나무를 잡고 버티다가 소방대에 구조됐다.
강풍에 건물 외벽이 떨어지고, 차량이 불어난 물에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오전 7시16분에는 남구 신정동의 한 병원 건물 유리창이 강풍에 도로로 떨어졌고, 앞서 7시쯤에는 주택 마당에 있던 향나무가 현관문 쪽으로 쓰러져 나갈 수 없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남구 무거동에서는 4층 주택의 가건물 지붕이 날라간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옥상 안테나 중계기가 넘어졌다.
남구 매암동 장생포행정복지센터 앞을 지나던 차량은 많은 비에 침수돼 시동이 꺼졌고, 주차된 차량에서 불이 나기도 했다.
울산소방본부는 불꽃과 함께 ‘펑’ 소리가 난 전신주에서 안전조치를 하는 등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772건의 신고를 받아 조치했다.
정전피해도 이어졌다. 오전 1시23분에는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일원 567여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한국전력은 강풍으로 나무가 전선으로 넘어지면서 전력 공급이 끊긴 것으로 보고 있다. 변압기 불량으로 북구 천곡동에서 정전이 발생하는 등 오전 7시 기준 734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태풍 피해가 우려된 동구 성끝마을와 일산진, 북구 도담마을 등 5곳 마을 32가구, 울주군 서생면 4개 마을 등 39가구 주민 64명은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와 울산교육수련원, 마을회관 등으로 일시 대피했다.
일부 도로는 물에 잠기면서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남구와 동구를 잇는 울산대교는 오전 5시56분부터 양방향이 전면 통제됐다. 당시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울산에는 순간최대풍속 초속 30m가 넘는 강풍이 불었다. 시는 태풍이 동해로 빠져나가 안전사고 우려가 없다고 보고 오전 9시 3분부터 울산대교의 차량 통행을 다시 허용했다.
울주군 나사해변길은 바닷물이 넘어와 오전 4시40분부터 양방향이 통제됐고, 북구 아산로는 성내 방면 도로가 일부 침수돼 오전5시5분부터 부분 통제됐다. 누적 강수량이 늘어난 오전 6시 이후에는 남구 장생포 해안도로와 신삼호교 하부도로, 태화교 하부도로, 북구 명촌지하차도 등도 침수돼 통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