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감염되면 심장 질환 발생 위험 커지나?

해외서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급성 심근염 발생 사례 보고
해당 환자, 2개월 전 코로나19 감염…심근염과 연관성 희박
의료진 “환자 원숭이두창 감염, 급성 심근염 원인으로 추정”
4일 오후 인천공항 출국장 내 전광판에 원숭이 두창 감염에 대한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후 합병증으로 급성 심근염이 발생했다는 사례가 해외에서 보고됐다.

 

다만 원숭이두창 감염 후 심근염 발생 사례가 아직까지는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특별히 경계해야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심장학회지(JACC)에는 원숭이두창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급성 심근염이 발병한 31세 남성 환자의 사례가 보고됐다.

 

이 환자는 피부병변, 발열, 근육통 등 원숭이 두창의 증상이 나타난 지 8일 뒤에 가슴 조임 등 심장 부위에 이상을 느껴 응급실에 입원했다. 검사 결과 환자의 심장에서 염증이 발견됐고, 의료진은 급성 심근염으로 진단했다. 환자는 병원에서 일주일간 치료를 받고 회복돼 퇴원했다.

 

이 환자는 원숭이두창에 걸리기 2개월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걸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심근염이 코로나19에 의해 발생했다는 역학적 인과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른 바이러스 질환에서도 합병증으로 심장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는 적잖다. 코로나19 감염 후 심근염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심근염의 연관성이 인정된 사례도 있다.

 

원숭이두창과 유사한 질환인 두창도 심혈관 질환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의료진은 이번에 발생한 급성 심근염도 원숭이두창 감염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환자에게서 심근염이 발생한 시점은 코로나19에서 완치된 이후이기 때문이다.

 

원숭이두창은 지난 5월 아프리카가 아닌 비풍토병 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적으로 5만명 이상의 확진자를 냈다. 지금까지 원숭이두창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15명으로 집계됐다.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은 발진, 물집, 발열, 오한, 피로감 등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종류의 바이러스가 심장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만큼 원숭이두창도 심근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아직까지 원숭이두창 감염 후 심근염 발생 사례가 극히 일부라는 점에서 아직 특별히 경계해야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