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지 웹툰 ‘록사나’의 작화 작가가 유산 후에도 작품 연재를 계속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웹툰 창작자의 과다한 노동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웹툰 산업이 빠르게 몸집을 불리면서 작품의 질과 양 경쟁이 과열됐고, 작가가 과로에 시달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웹툰업계에 따르면 록사나의 작화 작가는 지난달 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난해 초 유산했으나, 연재를 이어갔다고 밝혀 웹툰 작가의 노동 환경과 건강권을 둘러싼 논란에 불을 붙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와 관련해 “록사나 시즌1은 지난 2월1일 작품을 공개한 뒤 6월22일까지 연재됐다”며 “이 작품은 5주 연재 후 1주 정기 휴재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비정기 휴재까지 포함해 시즌1 기간 동안 총 5주 휴재 기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웹툰업계 창작자 과다 노동은 웹툰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계속 거론돼 온 문제다. 매주 수천 개 웹툰이 쏟아져 나오는 데다가 독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웹툰의 컷 수를 늘리고, 더 화려한 작화로 무장해야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웹툰 태동기에는 회당 컷 수가 통상 40∼50컷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웹툰 작가 표준계약서에서 제시하는 기본 분량이 아예 회당 60∼70컷으로 명시돼 있고 채색도 기본값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권창호 사단법인 웹툰협회 사무국장은 “작가의 절대적인 노동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하한선을 회당 60∼70컷에서 40∼50컷 정도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사무국장은 또 모든 웹툰 작가들이 최소 연 2회의 휴재는 보장받아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지금은 웹툰이 연중무휴 매주 1개씩은 연재돼야 한다는 인식이 공고하지만, 주요 플랫폼을 중심으로 모든 작가가 상·하반기에 한 번씩은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쇼핑몰이 정기 휴무를 하듯이 모든 작가가 1년에 2번 정도는 휴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플랫폼이 결단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4일 공지사항을 통해 연재 시스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는 “록사나 작품과 관련해 작가님과 독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우선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안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플랫폼과 창작자 간의 창작 시스템 및 연재 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를 다시 시작하겠다”며 “작품 창작 및 연재 시스템, 그리고 작가와의 소통 채널 강화 제도 등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