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법 재배 ‘특등급 완전미’ 홈플러스와 2004년부터 납품계약 연간 6000t 규모… 매출액 150억
6일 경기 평택시 고덕면 동청리의 고시히카리 농지. 한여름 뙤약볕과 장맛비를 이겨낸 황금빛 고시히카리 벼 이삭이 추수를 기다리고 있다. 서민철 송탄농협 미곡종합처리장 판매팀장은 “태풍 때문에 수확 직전에 벼가 휘어지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시히카리는 키가 크고 벼의 대가 얇아 비바람에 약하다. 벼 줄기 한 올당 나오는 낟알 수도 적어 타 품종 대비 수확량이 5∼10%가량 적다. 그러나 이 같은 ‘재배의 까다로움’을 무마할 만큼 고유의 향과 식감이 뛰어나다.
고시히카리의 또 다른 이름은 ‘미식가의 쌀’이다. 밥을 지었을 때 쌀 자체의 단맛이 강하고 압도적인 찰기를 자랑한다. 맑고 투명한 쌀알의 광택도 특징이다. 고시히카리는 일본 품종이지만 국립종자원에 품종등록이 돼 있어 일본에 로열티는 지불하지 않는다. 서 팀장은 “평택은 자연재해가 적고 배수가 좋은 토질을 갖춰 고시히카리 농사에 최적화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평택의 고시히카리 농가 1300곳이 홈플러스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김호종 홈플러스 농산총괄 건식팀장은 “기존의 지역 위주로 브랜딩된 쌀 대신 맛과 품질로 차별화된 상품을 찾던 중 2004년 평택의 고시히카리 농가와 계약재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농가들 역시 더 이상 판로에 대한 걱정 없이 농법과 품질 향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볏짚을 썰어서 논에 까는 방식으로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친환경 농법을 사용한다. 연간 납품량도 초기 2000t 수준에서 최근에는 6000t으로 크게 늘었다. 매출액으로 따지면 150억원 규모다.
홈플러스에 납품되는 평택 고시히카리는 특등급의 완전미로만 선별된다. 특등급 쌀 중 ‘완전립’(부서지거나 이물질이 붙어 있지 않은 완전한 형태의 쌀알)이 96% 이상인 경우에만 완전미로 표시할 수 있다. 특히 도정 후 바로 다음 날이면 전국 홈플러스 매장에 상품이 진열된다. 고객이 하루 만에 갓 도정한 신선한 밥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김 팀장은 “고시히카리 쌀은 한번 맛본 고객이라면 꼭 다시 찾을 정도로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은 품종”이라며 “보통 9월에 판매를 시작하면 조기에 전량 소진되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