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역세권 개발과 대청호를 기반으로 한 관광콘텐츠 구축으로 대전의 중심 ‘동구’의 명성을 되찾겠습니다.”
박희조(54) 대전 동구청장은 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민선8기 구정 비전을 강조했다. 박 청장은 “교통 요충지이자 관광1번지 등 대전 발전의 일등공신인 동구가 부활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면서 “동구민들이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문화·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고루 발전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동구는 과거 대전의 중심이었지만 발전 중심축이 서쪽으로 옮겨 가면서 낙후된 도시가 됐다. 혁신도시부터 대청호 규제 완화, 동서 교육·경제 격차 문제까지 산적한 현안이 많다. 2010년대 들어 혁신도시, 도심융합특구 지정 등 국책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면서 새로운 변화의 시점에 섰지만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박 청장은 활력 있는 동구를 만들기 위해 신속한 대전 역세권 개발, 대청호 규제 완화 등 굵직한 개발사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26년간 당직자로 정치 경험을 두루 했고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하다는 강점을 살려 민·관·정 역량을 모아 구정을 운영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취임 후 가장 먼저 구민과 소통에 나섰다. ‘변화’ 기조를 내건 박 청장은 소통 방식부터 변화를 줬다. 소통의 원칙은 ‘경청’이다.
박 청장은 “그동안 주민과의 대화 자리에서는 주민들을 모아놓고 구청장의 일방적인 구정 설명만 늘어놨는데 이제는 그간의 관행에서 벗어나 구민이 주인공이 되는 양방향 소통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장이 들으니 주민들은 이야기했다. 건의사항은 박 청장의 수첩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조직 개편도 변화의 신호탄이다.
핵심은 부구청장 직속 ‘미래전략실’ 신설이다. 미래전략실은 정책전략팀, 유치전략팀, 미래세대팀으로 구성돼 전략사업 발굴과 새로운 공모사업에 대응한다. 박 청장의 공약인 국제화센터 건립, 과학도서관 건립 등 대규모 역점사업과 투자 유치, 인구·청년 업무를 총괄·관리한다.
관광1번지 명성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핵심은 대청호 개발이다.
만인산과 식장산, 대청호를 잇는 레저 관광벨트를 구축하고 대청호 오백리길과 연계해 대청호반을 전국적 명소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박 청장은 “동구를 관광 명소로 부활시키기 위해서는 대청호를 핵심 관광콘텐츠로 활용해야 한다”며 “대전시민들의 식수원인 대청호 수질 보존도 중요하지만 대청동 주민의 희생만 강요할 순 없다.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동구는 이를 위해 대전시와 대청호 규제 완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대전시의회에도 특별위원회 구성을 요청하는 등 규제 완화 당위성 마련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박 청장은 “친환경 개발을 위한 준비는 이미 마련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규제 완화를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민, 환경부 설득부터 차근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낙후, 고령화, 인구 유입 등 동구가 떠안은 해묵은 숙제 역시 박 청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그는 ‘국제화센터’ 재개관과 ‘동구 세대통합 어울림센터’ 조성으로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청장은 “이들 센터는 영유아·청소년, 젊은 부부 등 다양한 세대의 주민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복합 커뮤니티 공간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역 인근 성매매 집결지, 쪽방촌 도시재생사업 등은 조속한 마무리가 요구되고 있다.
박 청장은 “대전역 쪽방촌 도시재생사업 지구 내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매월 1회 주민통합간담회를 열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곳곳을 낮은 자세로 잘 살펴 희망의 동구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