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11명 연쇄 성폭행으로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았던 김근식(54)이 다음달 출소한다. 김근식은 출소 후 어떻게 관리될까.
11일 여성가족부 등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서울 남부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김근식은 다음달 만기출소한다.
김근식은 2006년 5∼8월 인천 서구와 계양구, 경기 고양·시흥·파주 등에서 미성년자 11명을 잇달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2000년 강간치상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한 그는 2006년 5월 8일 출소한 지 16일 만에 추가로 범행을 저질렀다.
김근식은 도주 목적으로 2006년 9월 1일에는 동생 여권을 이용해 필리핀으로 출국했다가 같은 달 9일 다시 입국하기도 했다. 경찰은 9일 뒤인 18일 그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고 수사를 벌였고, 이튿날인 19일 검거했다.
애초 지난해 9월 출소 예정이었던 김근식은 복역 중 동료 재소자를 폭행해 형기가 1년 정도 늘어나 다음달 출소하게 됐다.
◆법무부 “전자발찌 채우고 24시간 전담관리”
법무부에 따르면 김근식은 출소 직후부터 10년 동안 전자발찌를 부착하게 된다. 앞서 김근식은 전자발찌 부착이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지난해 8월 18일 대구지법 포항지원의 결정에 따라 전자발찌가 채워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대 1 전자감독’ 대상이 되어 24시간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1대 1 전자감독은 19세 미만 대상 성범죄자 중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높은 사람을 보호관찰관이 전담 관리하는 제도다.
‘19세 미만 여성 접촉금지’ 조치도 취해진다. 김근식은 범행 당시 피해 초등학생에게 “양호 선생님에게 가져다줄 이불을 옮기는 데 도와 달라”며 접근한 뒤 자신의 승합차에 태워 범행을 저질렀는데, 이같은 수법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피해자 접근금지나 아동보호시설 취업 금지 등 전자감독 청구 때 부과된 준수사항을 어기면 전자감독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전자감독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
법무부는 김근식의 범죄 성향 개선을 위한 심리치료와 사회적응 지원도 할 예정이다.
◆여가부 “신상정보 공개”…경찰 “특별대응팀 운영”
여성가족부는 출소일을 기점으로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서 김근식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면 누구든지 김근식의 얼굴 사진, 실거주지, 직업 등 8가지 신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김근식은 원래 신상정보 공개·고지 관련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신상정보 공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여가부가 법원에 정보공개 요청을 청구하고 법원이 재범 우려를 이유로 여가부 요청을 수용함에 따라 공개가 결정됐다.
경찰청은 김근식이 거주할 장소가 확인되는 대로 해당 지역 경찰서, 지자체와 협의해 치안대책을 실시할 계획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아직 김근식의 주거 예정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관할 경찰서 내 특별대응팀 운영, 폐쇄회로(CC)TV 등 범죄예방시설 설치, 경찰초소 설치 및 순찰 등 안전활동 강화, 법무부와의 실시간 정보공유·공조를 통한 대응 등 치안력을 집중해 재범을 방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조두순 관리방식과 비슷…조두순은 음주 제한도
이러한 관리방식은 조두순에게 취해졌던 조치와 유사하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안산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은 뒤 2020년 12월 출소했다.
조두순이 출소했을 당시에도 법무부는 1대 1 전자감독에 나서고 전자발찌를 부착시킨 바 있다. 다만 부착 기간은 7년으로 김근식보다 3년 적었다. 조두순은 음주 전에 음주량과 음주 장소·시간 등을 보호관찰소에 사전 신고해야 하고,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음주를 금지하는 특별준수사항이 붙었다.
조두순 또한 김근식과 같은 이유로 신상정보 공개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는데, 마찬가지로 재범이 우려돼 공개가 결정됐다. 경찰의 특별대응팀 운영 및 주거지 주변 방범 카메라·방범초소 설치 조치도 이번과 동일하게 취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