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가 기간제 근로자 1187명에게 경조사 휴가와 출장여비 등을 보장하는 ‘작은 실험’에 나섰다. 그동안 전국의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선 계약직인 공무직과 일반 기간제 근로자 사이에 경조휴가와 공가 등의 사용을 놓고 ‘차별적’이라는 이유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13일 용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규정 일부를 개정해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했다. 개정안에는 경조사 휴가 보장과 출장여비·퇴직급여·업무수당 등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겼다.
이번 개정으로 그동안 기간제근로자들이 휴일, 휴무일과 겹쳤던 경조사 휴가를 별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기간제 근로자들이 요구해온 자녀결혼 휴가(1일)가 신설됐다. 관련 법상 규정됐으나 사용이 어려웠던 난임치료 휴가(3일)와 배우자 출산 휴가(10일)도 명문화했다.
시는 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기간제 근로자에게는 관련 법에 따라 금액을 산출해 퇴직 14일 이내에 퇴직금도 지급할 방침이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와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에선 고용과 근로 과정에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간제 근로자들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관리 규정을 개정했다”며 “앞으로도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용인시는 지난달 30일 생활임금위원회를 열어 내년 용인시 생활임금을 올해보다 3.4% 인상한 시급 1만119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이는 정부가 정한 내년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9620원보다 1570원이 많다. 주 40시간 기준 209시간 일을 할 경우 내년에는 233만8710원을 받게 된다. 대상은 시 소속 기간제 근로자와 출자·출연기관 소속 근로자 등 1360여명이다.
생활임금은 근로자의 실질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각 지자체가 정하는 임금으로, 최저임금의 한계를 보완하고 저임금 근로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