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 뒤로 많은 사람이 나에게 한국에 오게 된 이유를 물었다. 유학생으로 영국, 태국, 중국 등 고를 수 있는 나라가 많았지만 나는 한국의 문화에 큰 관심이 있어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 문화를 조금씩 접했다. ‘야인시대’, ‘대장금’, ‘겨울연가’, ‘아내의 유혹’ 등 수많은 한국 드라마가 내가 어릴 때 몽골에서 인기가 있었다. 나는 아직도 저녁식사 뒤 가족이 한데 모여 이 드라마들을 시청하던 것이 기억난다. 특히 ‘대장금’은 몽골에 한국 음식을 홍보하는 역할도 했다고 생각한다. 1990년대 후반에는 몽골의 불경기 때문에 내 삼촌과 이모를 포함한 많은 몽골인이 한국으로 일하러 갔다. 한국에 머물며 삼촌과 이모는 우리 가족에게 한국 과자, 옷, 그림책 등 다양한 제품을 보내주었다. 이렇게 받은 선물들 또한 내가 한국 문화를 접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어릴 때부터 남들보다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한 나는 다른 몽골인들에 비해 더욱더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내가 6학년 때 듣던 K팝이었다. K팝은 내 학창시절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처음으로 봤던 K팝 뮤직비디오가 소녀시대의 ‘지’(Gee)였던 것이 아직도 생각난다. 무척 중독성이 있고 또 화려했다. 나는 바로 K팝에 사로잡혔고, 이후 다른 노래들을 찾아보면서 한국 문화에 더 빠져들었다. 이는 나중에 드라마와 예능, 음식으로까지 이어졌다. 한국에 오고 나서 한국 정부가 자신의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어떻게 일하는지,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고 감탄했다. 그 시절 내 친구들 역시 한국 문화를 좋아했지만 나는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넘어 아주 푹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