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군산 홍어가 대세”… 어청도 해역 어획량 늘어 신안比 3.4배

전남 흑산도 특산물로 알려진 홍어가 최근 전북 서해 군산 어청도 인근 해상에서 집중 포획되면서 주생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바다환경 변화로 서해 어류 분포에 영향을 미쳐 홍어의 주생산지가 바뀌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군산시와 수협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15일까지 군산선적 어선 10척이 어청도 일대 해역에서 잡은 홍어 어획량은 710t(40억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군산지역 홍어 위판량(1417t)의 절반을 차지한다.

 

군산에서 위판된 홍어는 2017년에만 해도 4t에 불과했으나 2018년 36t, 2019년 224t, 2020년 637t, 2021년 1417t으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위판량은 전국 전체 3121t의 45%에 달한 수준으로, 전남 신안보다 3.4배가 많았다. 포획량이 늘다 보니 최근에는 흑산도 선적들까지 조업을 위해 군산 해역까지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서는 홍어 이외에도 난류성 어종도 늘어나는 추세다. 오징어류의 지난해 위판량은 1826t으로 2018년보다 2배가 늘었고, 고등어도 지난해 1048t으로 같은 기간 2.6배 증가했다

 

수협은 이런 어종 변화의 원인으로 해수 온도 변화를 꼽았다. 군산수협 관계자는 “냉수종 어종인 홍어는 봄철에 흑산도에 머물다 여름이면 서해 전북을 거쳐 국내 홍허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인천 대청도 근해까지 올라갔다 겨울에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는 경향을 보인다”며 “수산 생물이 해수온도에 매우 민감하지만, 홍어의 집중 서식은 기후변화로 이한 바다 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산지역 홍어 판매가는 그다지 높게 형성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판 금액을 기준으로 대자가 12만∼15만원가량으로 흑산도(38만원 안팎)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는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지역 수요자들이 주로 홍어를 삭히지 않고 회로 즐기거나 말려 탕으로 끓여 먹는 것을 선호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세종 군산근해연승협회 회장은 “군산지역 홍어잡이는 미끼를 단 주낙 방식으로 이뤄져 활어 상태에서 포획이 가능하다”며 “그만큼 신선도가 좋아 삭히기보다 곧바로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군산시는 최근 홍어 위판량 증가에 따라 저온 친환경 위판장 현대화 사업과 함께 군산 홍어 판매 촉진 행사, 지역 특산 상품화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