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지속가능 개발·평화 구축… 대전서 머리 맞댄다

세계지방정부연합 대전총회 D-25

탄소중립·공중보건 등 지자체 공론의 장
아태지부 150여명 온·오프라인 회의도

역대 최초 시도한 특별회의 ‘대전 트랙’
스마트도시·메타버스 교육·디지털 행정…
‘과학 구현 미래도시’ 의제로 14개 세션

에너지·교통·헬스케어 등 기술 전시회
로봇쇼·K팝콘서트 등 부대행사도 다채

‘지속 가능한 개발’과 ‘도시 평화 구축’ 등 급속한 세계화 속 지방정부 역할을 논의하는 ‘2022 세계지방정부연합(UCLG·United Cities and Local Governments·로고) 대전 총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전시는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간 대전컨벤션센터 일원에서 ‘UCLG 대전 총회’를 연다. UCLG는 유엔(UN)이 유일하게 인정하는 세계 지방정부들 간 국제기구다. 지방분권, 기후변화, 환경보호, 지방재정, 도시개발 및 외교 등 중앙정부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지역 차원의 어젠다를 논의하고, 실천적 결론을 도출한다. 기조강연과 대륙별 회의, 집행이사회 등 다양한 회의뿐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하는 스마트전시회, K-POP 콘서트 등도 마련된다.

이장우 대전시장(앞줄 왼쪽 두 번째)이 지난 7월2일 대전 유성구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열린 2022 UCLG 대전총회 D-100일 기념행사에서 총회 성공개최를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UCLG 대전총회조직위원회 제공

◆미래로 나아가는 시민의 도시



대전 총회의 주제는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로 나아가는 시민의 도시’다. ‘탄소중립’과 ‘평화구축’ 등 세계 지방정부가 직면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식회의가 분야별로 진행된다. 첫 공식 행사는UCLG 아시아-태평양지부(ASPAC) 네트워킹 밤이다.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아쿠아리움에서 열리는 아태지부 네트워킹 밤은 150여명의 지방정부 수장이 모여 집행부회의와 이사회를 열고 정보 협력과 공유한다.

공식회의는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회의로 진행되는데 오픈된 로비에서는 역할자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자유롭게 진행하는 아고라 형식의 회의도 마련된다.

개회식은 12일 열린다. 개·폐회식에서는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전 세계가 직면한 위기를 대전의 문화자산과 과학 콘텐츠로 극복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물놀이, 태권도 등 한국 전통 볼거리와 대전시민천문어린이합창단이 세계에서 모인 지방정부 단체장들을 맞이한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논의와 토론 등 소규모 형식으로 진행되는 ‘열린 회의’가 준비돼있다. 참가자들은 한·영 동시통역 서비스 지원을 받으며 각 도시들의 현안과 정보 공유, 의견을 나눈다.

UCLG 대전총회 스마트전시관 모습. UCLG 대전총회조직위원회 제공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 구현 탐구 특별회의 ‘대전 트랙’

이번 UCLG 대전 총회는 대전 트랙이라는 특별 회의를 편성했다. 메인 행사인 5개 트랙에 대전 트랙이 포함됐는데 UCLG총회에서는 첫 사례다. 대전트랙은 UCLG 총회의 핵심 메시지와 과학기술을 접목해, 사람과 환경 중심의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 구현을 위한 행정 혁신 방향을 제시한다. 지속가능한 발전, 혁신, 과학기술, 평화에 관한 다양한 세션이 준비된다.

대주제로는 ‘과학기술이 구현하는 모두를 포용하는 도시’로 ‘과학과 도시’, ‘사람과 과학’, ‘환경과 과학’, ‘행정과 과학’의 4개 의제, 14개 세션이 운영된다. 대전세종연구원, 유엔거버넌스센터 등 10개 기관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스마트도시, 메타버스, 기술혁신, 행정혁신 등을 주제로 머리를 맞댄다.

기조세션인 ‘과학과 도시(2세션)’는 과학기술에 의한 도시혁신 의제를 논한다. 지방정부 지도자와 전문가 등은 대전트랙을 포괄하는 세 가지 문제인 도시혁신 및 신기술, 미래 도시에서 과학기술의 역할, 2050탄소중립 달성 수단 등에 머리를 맞댄다.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국제적 협력과 네트워크를 탐구하는 한편 모범사례 공유로 도시 혁신을 위한 협력 체계를 한층 단단히 한다.

‘사람과 과학(5세션)’ 중 ‘공중보건 서비스 혁신과 건강도시’에선 서태평양건강도시연맹(AFHC)과 대한민국건강도시협의회(KHCP) 등이 공중보건 네트워크 성과 및 강화안을 살펴본다. 대전교육청은 ‘교육과 메타버스’ 주제로 교육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메타버스 기반 교육 플랫폼을 소개하고 이런 플랫폼을 교육 목적에 맞게 개선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유엔거버넌스센터(UNPOG)가 마련한 ‘기후행동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거버넌스 혁신 및 디지털 전환’ 세션에선 기후행동을 위한 효과적이고 포용적이며 책임성 있는 공공 거버넌스, 기후 복원력을 위한 디지털 혁신 촉진, 민간 부문의 기후위기 해결 과정에의 참여 방안을 구체적 국가 사례를 기반으로 경험을 공유하고 다룬다.

‘환경과 과학(2세션)’은 물과 탄소중립, 미래의 팬데믹을 준비하는 진단기술 등을 논한다. ‘행정과 과학(5세션)’에선 디지털 혁명 시대의 신 지방자치 모델, 지방정부 혁신의 패러다임 전환, 과학기술과 미래 거버넌스 모델, 지방민주주의 정책과정, 기후행동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거버넌스 혁신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이 중 한국정책학회와 새마을운동중앙회의 ‘지방민주주의와 정책과정 혁신’ 세션에서는 네팔의 새마을운동과 한국의 공청회 과정이라는 두 가지 사례에서 지방민주주의 시대로의 전환과 시민 참여 확대 및 지방의 민주주의 활성화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 7월 2일 열린 UCLG 대전총회 D-100일 행사 모습.

◆K-POP 콘서트 등 세계시민축제로

대전 총회는 국제회의를 넘어 세계시민축제로 개념을 확장한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전시회와 함께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했다. 첨단 핵심기술을 한자리에 모은 ‘스마트시티 전시회’는 11~14일 DCC 제2전시장에서 열린다. 스마트시티 전시회에서는 에너지, 교통, 헬스케어 등 한국형 스마트시티의 7대 핵심 서비스 기술 및 솔루션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도시, 리빙, 테크를 주제로 한 3개존 250개 부스에서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 도시와 삶의 변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대전시는 D.N.A(데이터·네트워크·AI) 기반 스마트 신기술을 접목한 도시공간과 과학·혁신도시의 위상을 제고하고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집적된 자원을 기반으로 성장한 언택트산업 및 관련 ICT인프라를 선보인다.

로봇쇼, 홀로그램 매직쇼 등 관람객들이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는 체험 위주의 전시 콘텐츠 등 대전의 최신 스마트시티 기술을 세계인과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대전소재 40여개 기업(60개 부스)이 참여하는 대전기업관에서는 제품의 해외 수출을 위한 전시 및 수출상담회를 운영한다.

웰컴축제와 K-POP콘서트 등 총회 기간 대전시내 곳곳에서는 시민과 세계인이 하나 되는 세계시민축제가 펼쳐진다. 10월 10~14일 한빛탑광장에서 열리는 웰컴축제는 K-POP공연, 버스킹, 해외컬처데이, 시립예술단 공연, 플리마켓 등이 진행된다. 11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POP콘서트는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서는 12∼13일 ‘대전십무’ 공연과 웃다리농악, 판소리 등 대전무형문화재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무대를 올린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022 대전 UCLG 총회는 세계평화, 기후변화 대응 등 지구촌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지방정부가 모이는 뜻깊은 행사로 성공적으로 치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외 4만여명 발길 기대 과학도시 대전 널리 알릴 것”

 

“‘2022UCLG 대전총회’의 ‘대전트랙’은 대전시가 총회의 무대에 머무는 것이 아닌, 의제를 설정·주도하고 실현하는 역량을 세계에 보여줄 것입니다.”

 

정재근(61·사진) UCLG 대전총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14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UCLG 대전총회가 최초로 진행하는 특별 회의인 ‘대전트랙’이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정 사무총장은 “대전트랙은 지난 6회차 UCLG 총회에 없던 특별회의로 대전시만의 고유 프로그램”이라며 “대전 총회가 단순히 지방정부 간 정보 협력 및 교류의 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대전이 의제 설정을 주도하고 실현하는 역량을 보여줌으로써 도시브랜드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대전트랙은 이번 총회를 세계 유일 분단국가로서 세계 도시 공동체를 통한 평화 구축의 장, 포스트코로나 시대 지속가능한 도시 미래에 관한 글로벌 담론의 장으로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는 “과학기술을 사람, 환경, 행정에 접목해 지속가능한 미래도시 구현 방향을 제시한다”며 “국제기구, 국내 기관 및 민간기업이 참여해 4개 의제에 대해 14개 세션으로 진행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전총회에서 개최도시만의 고유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도입한 것은 가장 큰 성과”라고 덧붙였다.

 

지방정부들 간 회의라는 틀을 시민 참여 축제로 넓히면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UCLG 대전 총회엔 과학도시 대전을 알리기 위해 스마트시티 전시회가 총회 기간 내내 열리고, 대전 유성구 등 지역 15개 지점에서 다양한 공연 등이 펼쳐진다. 정 사무총장은 2022 UCLG 대전총회 막바지 준비에도 한창이다. UCLG 세계사무국과 긴밀한 협조에 나서고 직접 국내 유엔(UN)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참석 독려에 나서고 있다.

 

지난 달 말 기준 총회 등록자 수는 87개국 229개 도시 1300여명이다. 통상적으로 총회가 열리기 1개월 전에 등록 접수가 몰리는 걸 감안하면 목표인 140개국 1000개 지방정부, 5000여명 참가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K-POP 콘서트와 무역전시회, 각종 공연 등이 펼쳐지는 세계시민축제로 총회를 확장하면서 총회 기간엔 국내외 시민 4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1993년 대전엑스포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이자 지자체 단위에서 개최하는 가장 큰 회의”라며 “대전총회로 대전을 세계에 알리고 과학도시, 평화도시로서의 위상을 한층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