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16일 총파업… 싸늘한 여론 속 참여율 저조할 듯

핵심사업장 참여 미미… 동력 잃어
노측, 임금인상 5.2%로 낮춰 요구
막바지 노사협상 성사 여부 주목

6년 만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총파업이 임박한 가운데 사측과의 막바지 협상이 성사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총파업을 하루 앞둔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임금인상률 요구안을 당초 6.1%에서 한국은행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5.2%로 낮춰 제시했다. 주 36시간제 요구의 경우, 한정 직군에 대해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 근무를 1년간 시범 실시하도록 제안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앞에서 금융노조 9.16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금융노조가 이처럼 요구 수위를 낮춘 것은 사용자 측이 제시한 임금인상률이 1.4%로 간극이 컸던 만큼 막판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교섭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5.2%가) 여지가 없는 최종안이라는 것은 합의되기 전까지는 없다”고 밝힌 만큼 간극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엿보인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파업 참여율도 요구 수위를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에는 전국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국책은행 등의 근로자 10만여명이 소속돼 있다. 하지만 핵심사업장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시중은행 행원들의 파업 참여 비중은 미미할 전망이다. 특히 우리은행과 농협 노조는 사실상 불참이 예상된다.

임금 인상에 필사적인 노조의 입장과 달리 싸늘한 여론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시중은행들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경남은행 등은 평균 1억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 측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조합원의 임금 평균이 7200만원 수준이라는 한 국책은행의 조사 결과를 제시했지만, 여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금융노조는 16일 파업에 돌입한 뒤에도 합의가 안 되면 오는 30일 2차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총파업 대비 금융권 상황 점검회의에서 기관별 파업대비 준비현황 및 대응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금융노조 총파업 관련 ‘금융권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파업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와 기업 등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기관별 비상대응계획을 차질없이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