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동료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모씨(31)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17일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서울 서대문구 전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계획적인 범죄의 정황 등 범행의 추가 증거들을 중점적으로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계획한 지 오래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전씨가 범죄를 계획했다는 근거가 될 물증을 중점적으로 찾아낼 방침이다.
전씨는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역무원 A씨(28·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전씨는 A씨가 근무하던 신당역에서 위생모를 쓰고 약 1시간10분 동안 기다리다가 A씨가 여자화장실을 순찰하러 들어가자 따라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전씨가 흉기를 사전에 준비하고 1시간 넘게 화장실 앞에서 A씨를 기다리다가 따라 들어간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사전에 계획된 범죄로 보고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전씨가 이미 A씨를 불법 촬영하고 협박한 혐의와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은 전씨의 범죄를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씨는 범행 8시간 전 자신의 예금 전액인 1700만원을 인출하려 했으나 한도 초과로 실패해 경찰은 전씨가 현금을 찾아 범행 후 도주 자금으로 사용하려 한 게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5일 전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전날 전씨에게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