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대만 방위를 위해 직접 군사적 개입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 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CBS의 심층 인터뷰 프로그램인 60분(60 Minutes)에 출연해 ‘중국이 그 섬(대만)을 침공할 경우 방어할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사실, 전례 없는 공격(an unprecedented attack)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다시 ‘우크라이나에서의 경우와 달리 미군, 미국의 남녀가 대만을 방어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Yes)”라고 답했다.
미국은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을 간접 지원하고 있지만 미군 파견 등의 직접 개입은 자제하고 있다.
법안은 대만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주요 동맹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비롯해 각종 국제기구와 다자무역협정에 참여할 수 있는 외교적 기회를 증진하는 조항이 포함돼 대만을 사실상 국가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미국 측에 항의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毛寧)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중요한 약속 등을 심각하게 위반해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중국은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시하고 미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가를 분열시키는 어떠한 활동도 용납하지 않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미국 정부의 확고한 안보 공약을 재확인한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군사력 확장과 도발 행위에 직면해 우리 정부는 지속적으로 자기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권위주의의 확장과 침략에 단호히 대항할 것”이라며 “모든 이념적 유사국과 협력을 강화해 대만의 긴밀한 안보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