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추’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배추 한 포기의 도매가격이 9000원을 육박할 정도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배추를 구입할 때는 1만원을 넘게 줘야 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농산물 가운데 유독 배춧값만 고공행진이다. 실제 무, 양파, 대파 등은 이달 상순보다 도매가격이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배춧값 폭등은 기상 여건 악화로 생육이 저하돼 출하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장철을 앞둔 상황에서 수요 증가로 인한 추가 인상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비축물량을 더 푸는 등 배춧값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다음달 이후에나 평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중순(9월11∼19일) 서울 가락시장 기준 배추(상품) 1포기의 도매가격이 8992원까지 올랐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상순(9월1∼10일) 때 가격인 7009원보다 28.3%, 평년보다는 약 120% 각각 높은 수준이다.
소매 가격은 더욱 비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배추 1포기 소매 가격은 9429원으로 평년보다 62.9% 높다. 실제 일부 지역 채소가게 등에서는 배추 1포기에 1만원 이상에 판매하는 곳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배춧값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이달 말 준고랭지 2기작 배추가 본격 출하되면 오름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다음달 상순부터는 배추 가격이 평년 수준까지 내려가고, 중순 이후에는 가을배추도 출하되는 만큼 11월 초 김장철 배추 수급은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배추가격은 이번 주가 가장 비싸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한다”며 “다음주부터는 조금씩 하락하며, 다음달 상순부터는 상당한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배추 외 다른 농축산물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청상추, 양배추, 시금치, 깻잎, 대파는 이달 중순 들어 도매가격이 평년보다 낮아졌다. 사과, 배, 포도, 오이, 애호박, 가지, 토마토 가격 역시 평년보다 낮고 무, 양파, 대파, 상추, 깻잎, 시금치도 9월 상순보다 하락했다.
다만 당근은 최근 기상악화에 따른 일조량 부족으로 9월 상순보다 도매가격이 5.4%가량 오른 상황이다. 향후 생육이 지연된 물량이 출하되면서 가격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농식품부는 “통상 도매가격이 소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의 시차가 있다”며 “9월 상순보다 하락한 농산물 가격은 1∼2주 후 소매가격에 점차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