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세 덴마크 여왕, 英 여왕 국장 참석 후 코로나19 확진

올 들어 2번째… 코펜하겐 북쪽 별궁서 치료 중
1972년부터 50년간 재위한 '유럽 최장수 군주'

최근 엘리자베스 2세 전 영국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마르그레테 2세의 코로나19 확진은 올해 들어 이번이 두 번째인데,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국장(國葬) 당시 한데 모여 앉았던 유럽 각국 왕실 구성원 중에 추가 감염 사례가 나올 수도 있어 보인다.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을 찾아 침통한 표정으로 엘리자베스 2세 전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 안에 들어서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덴마크 왕실은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전날 저녁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옴에 따라 모든 일정을 취소했으며, 현재 수도 코펜하겐 북쪽에 있는 별궁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23일로 예정된 덴마크 의회 의원 및 덴마크 출신 유럽의회 의원들을 위한 리셉션은 여왕 대신 아들인 프레데리크 왕세자 부부가 주재한다고 왕실은 덧붙였다.

 

마르그레테 2세는 1940년생으로 올해 82세다. 코로나19에 걸린 건 올해 2월 이후 두 번째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음에도 발병한 돌파감염 사례에 해당한다. 첫번째 확진 당시에는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1972년 왕좌에 올라 올해 즉위 50주년을 맞은 마르그레테 2세는 최근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가 70년 재위를 끝으로 서거하면서 ‘유럽에서 가장 오래 왕위에 머물고 있는 군주’라는 타이틀을 넘겨받게 됐다. 그의 코로나19 감염에 유럽 각국, 특히 군주제 국가의 왕실들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마르그레테 2세는 엘리자베스 2세 장례 기간 런던을 방문해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국장에 함께했다. 결혼 등으로 서로 엮인 유럽 왕실들은 친인척인 경우가 많은데 마르그레테 2세와 엘리자베스 2세 역시 그리 멀지 않은 친척 관계로 알려져 있다.

 

당시 영국 의전당국은 왕실을 배려하는 오랜 관행에 따라 조문객들 중 국왕과 왕비 등을 위한 자리를 따로 마련해 한 곳에 앉도록 했다.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외에도 노르웨이, 모나코,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벨기에, 스웨덴 등에서 온 국왕 부부들이 거리두기 없이 1시간가량 서로 가까이 모여 있었다.

 

이에 따라 장례식 당일 웨스트민스터 사원 안에 있었던 다른 조문객 중에서도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BBC는 “사원 안에서 열린 장례미사에 함께한 이는 국가 정상급 인사를 포함해 2000명가량”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