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북공정 도발 이용당한 국립중앙박물관의 반성문 "국민께 사죄"

중국 국립 박물관이 한·중·일 국립 박물관의 교류 전시에서 고구려·발해사를 왜곡한 동북공정 논란 관련, 국립중앙박물관이 거듭 사과문을 냈다.

 

한국사 연표 철거한 중국 국가박물관. 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0일 오후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서 윤성용 관장은 “최근 중국 국가박물관 한·중·일 공동기획전시 ‘동방길금-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서 중국측의 한국사 연표의 임의 수정과 관련해 중국측에 항의해 긴급 연표 철거 등의 조치를 취했다”며 “그러나 50여일이나 지나 뒤늦게 언론보도를 통해 인지했다는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많은 지적이 있었다. 이는 그간 중국측의 신뢰만을 믿었던 우리관의 명백한 실수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기에, 책임이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으로서 국민 여러분의 어떠한 질책도 받아들이며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도 약속했다.

 

입장문은 “우리관은 이러한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전시 내용이 당초 합의와 다를 시 전시품을 회수하는 조항을 명확히 담도록 ‘우리 문화재 국외전시 표준 협약서’를 보완하고, 호송관의 임무에 전시 내용을 확인하는 임무를 강화하는 등 ‘국립박물관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또한 현지 공관과 전시 관련 업무 협조체계를 구축해 이러한 사태가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물관은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중·일을 대표하는 국립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 중국국가박물관, 도쿄국립박물관 세곳은 지난 7월 제 12회 한·중·일 국립박물관장회의를 가졌다. 3국 관장회의 부속 공동특별기획 전시도 준비됐다. 2년마다 정례적으로 순환 개최되는 공동전시는 올해 중국 순서였다. 우리나라 유물과 일본 유물을 중국으로 보내 베이징에서 전시가 열렸다. 이때 우리 박물관이 건넨 한국사 연표 중 고구려·발해 건국연도를 임의로 삭제하는 등 중국측이 입맛대로 타국 역사 연표를 수정해 전시장에 걸어놓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우리 측 항의 끝에 중국 측은 한국사 연표 자체를 철거키로 하면서 논란이 임시봉합됐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 진행된다. 다음 13회 한·중·일 국립박물관장회의와 공동전시는 2024년 한국에서 열릴 순서다. 구체적인 개최시기 및 방식, 회의 의제, 전시 주제 등 세부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