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시간) 단행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의 후폭풍이 우리 경제를 덮치고 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3.00∼3.25%로 결정했다. 올 들어서만 세 번째 자이언트 스텝이다. 예상됐던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시장은 연준의 추가 인상 메시지에 주목했다. 연준은 올해 남은 두 차례 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자이언트 스텝’을 포함해 1.25%포인트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속도조절 없는 고강도 긴축 기조를 시장에 강하게 시사한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상승률이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8.3%를 기록한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오랫동안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 확실시됐다.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우리는 역대 최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정부의 ‘10월 물가 정점론’도 수입 물가 상승으로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국내 물가 불안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 ‘강달러’는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는데, 최근 러시아 동원령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불안까지 겹칠 경우 물가 상승세는 진정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수출 전선에는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중국 봉쇄 조치 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준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5%포인트나 낮춘 0.2%로 제시하는 등 미국 경기마저 위축될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소비 회복세도 제약될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한국은행이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겠다면서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가계부채가 1800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이끌었던 소비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본격적인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고 “기재부와 한은, 금융위, 금감원 등 경제팀은 긴밀한 공조하에 넓고 긴 시계를 견지하며 현 상황에 대응해가겠다”면서 “이를 토대로 단기간 내 변동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관리해나가는 한편, 내년 이후의 흐름까지도 염두에 두고 최적의 정책조합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