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배우, 영화는 감독, 그리고 텔레비전 드라마는 작가를 중요시한다. 이 예술 장르들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해서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참가자의 비중에 따라 이런 차이가 나타난다. 연극은 무대에서 공연하기 전에 연출자가 배우의 연기와 무대 배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명령을 내리지만, 일단 공연이 시작되면 관객은 배우의 연기에 몰입한다. 연출자는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개입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연극 연출자의 역할은 팀 스포츠의 감독과 비슷한 면이 있다. 시작 전에 훈련도 시키고, 작전과 전술을 전달하지만 결국 경기를 하는 것은 선수, 공연을 하는 것은 배우이다. 스포츠 감독은 중간에 작전을 바꾸고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이 연극 연출자와 다르다.
영화는 감독이 배우와 촬영, 조명, 음향 스태프를 거느리고 각기 다른 장면을 많이 찍은 다음에 이야기 진행상 필요한 부분만 남겨서 연결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편집 과정을 거치고, 음향을 입히고 필요하다면 컴퓨터그래픽으로 특수한 시각효과를 삽입해서 완성된다. 감독은 이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감독의 구상과 결정이 관건이 된다. 그리고 자기가 직접 쓴 대본을 가지고 연출하는 감독도 있다. 특히, 요즘 한국 영화계는 대본을 쓸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감독을 우선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