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촉발한 금융시장 변동성 심화가 23일에도 계속됐다. 코스피는 두 달 만에 2300선이 무너지며 연저점을 경신했고 원·달러 환율은 1410원을 넘나들었다. 특히 경제활동에 큰 영향을 끼치는 채권금리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다음달 외환당국(기재부·한국은행)과 국민연금공단은 1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외환스와프 거래를 하기로 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2.31포인트(1.81%) 떨어진 2290에 마감됐다. 코스피 지수가 23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6일(종가 2292.01)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심리가 강해진 것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1903억원, 기관은 2509억원을 매도했다. 전날 13년6개월 만에 ‘1달러=140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하락 출발 뒤 한때 상승하며 1410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떨어지며 전 거래일 대비 0.4원 내린 1409.3원에 마감됐다.
금융시장 불안은 채권시장에서 도드라지고 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199%로 전 거래일 대비 9.5bp(1bp=0.01%포인트) 올랐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통화에서 “올해 채권 누적 손실이 일어나면서 채권투자자들의 매수대응력이 상실된 상태”라며 “심각한 경제위기 국면을 고려해봐야 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불안에 기획재정부는 방기선 1차관 주재로 기재부 내 비상경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채권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기재부는 “채권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 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