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반려동물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해 수의사의 진단을 돕는 ‘AI 기반 수의영상보조서비스’가 국내 최초로 상용화됐다. 기존 엑스레이 원격판독은 결과를 받는 데까지 24시간이 걸렸지만, 이번 서비스는 30초∼1분 이내에 소견을 얻을 수 있어 신속한 진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SKT)은 25일 서울시수의사회 주관으로 열린 국내 최대 서울수의임상콘퍼런스에서 AI 기반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X Caliber)를 공개하고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엑스칼리버는 9월 중순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국내 제1호’ 엑스레이 기반 동물의료영상 검출 소프트웨어 허가를 획득했다.
이 서비스는 병원에서 수의사가 촬영한 반려견의 근골격(근골격계 질환 7종)과 흉부(흉부 질환 10종) 등의 엑스레이 사진을 클라우드 ‘엑스칼리버 벳(VET) AI’에 올리면 AI가 약 30초∼1분 내 비정상 소견 여부와 위치정보 등 분석결과를 수의사에게 제공한다.
엑스칼리버의 질환탐지율(민감도)은 높은 수준이다. 질환탐지율은 반려견 질환에 대한 AI 판독과 수의사 판독 결과와 합치하는 정도를 표현하는 용어다. 엑스칼리버 판독 결과와 국내 대형 동물병원 영상전공 수의사들의 판독 결과를 비교해본 결과, 반려견 근골격 이상 영역 7종 검출모델 평균 질환탐지율은 86%였고, 반려견 흉부 이상 패턴 10종 분류모델 평균 질환탐지율은 84%, 반려견 심장크기측정(VHS) 정확도 역시 97%를 기록했다. SKT와 함께 연구에 참여한 오이세 SKY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은 “수의사가 사람이 눈으로만 진단하면 가장 크게 보이는 병증에만 집착하는 경우도 있다”며 “엑스레이 분석에 AI를 도입하면 진료 정확도도 높아지고 보호자의 이해도도 높아져 진료 수준과 신뢰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SKT는 딥러닝 강화를 통해 엑스칼리버의 질환탐지율을 지속해서 높이고, 유럽과 아시아 등 글로벌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진단 영역도 확장된다. 기존 진단 범위 외에 하반기에 반려견 복부와 반려묘의 흉부와 복부도 추가 개발해 내년에 서비스할 계획이다. 또 올 하반기에는 기존에 협력한 전국의 5개 국립대 수의대학(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전북대, 충남대) 외에 제주대 수의대가 엑스칼리버 AI 개발에 추가로 참여하는 등 빅데이터의 규모와 AI의 정확도를 지속해서 높여갈 예정이다.
하민용 SKT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는 “SKT가 가진 AI 기술력과 5개 국립 수의대학의 고품질 데이터가 합쳐져 국내 최초로 AI 기반 수의영상진단 보조시스템이 탄생하게 됐다”며 “질병의 진단범위를 지속해서 확대해 더 나은 펫 케어 서비스 제공과 동물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