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달리고 싶어하는 편자 만드는 게 꿈”

국내 최연소 장제사 김도경 학생

말굽에 U자 편자 장착 기술인
17세 김군, 첫 도전 만에 합격
방과 후에도 망치질 매진 결실
“말산업 마이스터고 진학 도움”

“좋은 신발(편자)은 말이 먼저 알아봐요.”

 

국내 최연소로 말산업 관련 국가전문자격증인 장제사를 취득한 전북 남원시 한국경마축산고 3학년 김도경(17)군은 27일 “편자는 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김도경군이 말발굽에 부착한 편자를 망치로 점검하고 있다. 한국경마축산고 제공

김군은 최근 한국마사회가 시행한 제11회 말산업국가자격시험에서 장제사 3급에 처음으로 도전해 단번에 합격했다. 2011년 말산업육성법 제정에 따른 시험 시행 이후 국내 최연소 합격이자 고교생으로서는 지난해 제주 서귀포시 산과고 3학년 하도현군에 이어 두 번째다.

 

경기 포천시에서 유학한 김군은 “자격 취득 소식에 굳이 축산 일을 하려느냐며 진학을 만류했던 부모님이 제일 기뻐하시며 동네방네 자랑하신다”며 축하 분위기를 전했다.

 

장제사는 ‘U’ 자 모양의 편자를 만들고, 말굽에 장착하는 일을 하는 전문 기술인이다. 편자는 사람의 신발과 같이 말발굽을 보호하고 가장 잘 달릴 수 있도록 돕는 데 큰 역할을 하기에 자칫 어긋나기라도 하면 거칠게 질주하는 말의 발목이나 무릎 등에 통증을 유발하고, 급기야 발굽이 크게 손상돼 최악의 경우 안락사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1000도의 뜨거운 불로 쇠를 달구고 무거운 쇠망치로 수천번을 두드려 편자를 제작하고, 한 치의 어긋남 없이 발굽에 붙여야 하기에 고교생들이 범접하기에는 어려운 영역으로 인식돼 왔다.

 

그만큼 이론과 실기로 치르는 자격시험은 매우 어려워 시행 이후 12년간 국내에서 이를 취득한 이는 현재까지 총 91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장제사는 최근 말산업 활성화로 억대 연봉을 보장해 선망하는 직업군으로 꼽힌다.

 

그는 합격 비결을 말산업 마이스터고의 우수한 교육환경으로 돌렸다. 한국경마축산고는 1969년 축산고로 개교해 2001년 특성화 마이스터고로 특화한 이후 2019년 국내 최초 여성 장제사(손혜령)를 비롯해 말조련사, 재활승마사 15명의 국가자격증 소지자를 배출했다.

 

우청화 한국경마축산고 마이스터부장은 “김군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며 도전한 땀의 대가”라며 치켜세웠다.

 

김군은 3학년에 진학한 후 시험을 위해 방과 후에도 실습실에 홀로 남아 망치질을 거듭했다. 또 여름방학과 주말이면 한국마사회에 간청해 장제 실습 기회를 얻을 정도로 부지런히 연마해 합격의 꿈을 이뤘다.

 

김군은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해 말산업 관련 학교로 진학했고 열심히 배우고 익히고 있다”며 “졸업하면 취업해 말이 가장 좋아하고 달리고 싶어 하는 편자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