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혈세 500억원을 들여 매입한 춘천시 하중도 일원의 토지를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LLKR·레고랜드)에 무상으로 전대하는 계약을 추진해 논란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강원도가 레고랜드에 ‘막대한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강원도는 최근 춘천 하중도 일원 5만4200㎡의 부지를 레고랜드에 무상으로 전대하는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 부지(임시주차장) 전대차 동의’를 결정했다. 현재 해당 부지는 강원도 산하기관인 강원도개발공사가 강원도로부터 무상으로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이번 전대 계약이 완료된 이후 레고랜드가 무상으로 사용하게 될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 부지는 지난해 5월 강원도의회 의결에 따라 강원도가 약 500억원에 매입한 땅이다.
당초 올해 전시컨벤션센터 건축기획 용역을 실시, 2023년부터 2년간 기본 및 실시 설계를 거친 뒤 2025년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착공 시점도 불명확한 상황이다. 기본 및 실시 설계 이전에 추진돼야 할 건축기획 용역 관련 사업비가 올해 예산 편성에서 제외돼 사업 추진 동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한 총사업비가 약 1500억원 규모로 추산,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이 또한 지지부진하다.
강원도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 지정을 건의했지만 아직 답을 듣지 못했다. 예타 통과는커녕 관련 조사를 받을 수 있는 사업 대상에도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결국 강원도민의 혈세 500억원을 들여 매입한 땅이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자 외국계 기업인 레고랜드에 최소 임대료도 없이 무상으로 제공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강원도는 “해당 부지는 애초 사업 착공 전까지 임시주차장 외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며 전대 계약 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당초 산하기관인 강원도개발공사에 해당 부지에 대한 무상사용을 허가했다”며 “강원도개발공사가 부지 관리나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 (레고랜드에) 전대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부지 사용에 따른 사용료 등을 징수하면 좋겠지만 임시주차장으로만 사용이 가능한 상황이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