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 베라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전설적 포수이자 지도자이다. 그는 현역 시절 무려 14차례나 팀을 월드시리즈에 진출시켜 10개의 우승 반지를 낀 진기록을 가지고 있다. 요기 베라는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는데, 1973년 그가 뉴욕 메츠 감독을 맡고 있을 때, 팀의 성적이 영 좋지 못했다. 당시 그의 팀이 꼴찌를 하고 있었기에 한 기자는 그에게 “이번 시즌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지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요기 베라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는데, 이 대답이 야구계 최고의 명언 중 하나가 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연구개발(R&D)도 마찬가지다. 35년 만에 후속작이 개봉한 영화 ‘탑건: 매버릭’에 나오는 전투기는 F-18이다. 영화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임무를 멋지게 수행하는 전투기로 등장하며, 실제 항공모함에 실리는 미 해군의 주력 함재기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이 F-18이 미 해병대, 캐나다, 호주, 스페인, 핀란드 등 여러 국가가 운용 중인 베스트셀러 전투기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지만, 사실 F-16과의 경쟁에서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한 기종이다. F-18의 원형은 YF-17 코브라라고 불리는 기종인데, 미 공군의 차세대 경전투기 획득사업에서 F-16에 밀려 탈락한 바 있다. 다행히 F-14를 대체할 정비성 좋은 함재기를 찾고 있던 미 해군이 YF-17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F-18로 채택되게 된다.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장거리용 대형 여객기로 평가받는 보잉 747도 비슷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보잉 747은 1969년 초도비행에 성공하고 1970년 취항에 성공하여 반세기 넘는 오랜 기간 동안 ‘하늘의 여왕’으로 사랑받는 기체이다. 그러나 보잉 747도 F-18처럼 ‘한때 실패했던 비행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961년 미 공군은 더 큰 화물을 옮길 수 있는 대형 수송기 획득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때 록히드사는 C-5, 보잉은 모델 750을 가지고 경쟁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1965년 록히드사의 C-5가 최종 채택되며 모델 750은 군 수송기 경쟁에서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마침 미국 최대 항공사인 팬아메리카 사장 후안 트리페가 증가하는 항공여행 수요에 대응할 대형 항공기를 찾고 있었고, 보잉은 모델 750을 기반으로 성공적으로 보잉 747을 개발하여 팬아메리카에 납품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