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한 지 4년째인 1395년 도성축조도감을 설치하고 한양도성(漢陽都城)을 쌓게 했다. ‘태조실록’에 따르면 이듬해 2월 도성 축조 공사를 연사흘 직접 돌아볼 만큼 관심을 기울였다. 처음에는 산지는 석성으로, 평지는 토성으로 쌓았으나 세종 때 개축하면서 평지도 석성으로 바꿨고 숙종 때 대대적인 보수 작업이 이뤄졌다. 현존하는 전 세계 도성 중 가장 오랫동안 도성 기능을 수행한 한양도성은 조선시대 성벽 축조 기술의 발전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 도성 외곽성 축성론이 대두되자 오랜 논의 끝에 1711년(숙종 37년) 북한산성 축성 공사가 시작됐다. ‘숙종실록’에는 이듬해 5월 “북한산성의 중성(重城)을 쌓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해 10월 “영의정 이유가 탕춘대(蕩春臺)에 창고를 세우고 군향(軍餉·군 양식)을 저장해 북한산성의 형세를 굳게 할 것을 청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고 한다. 1718년(숙종 44년)에는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탕춘대성(蕩春臺城) 축성 공사가 시작돼 이듬해 마무리됐다.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을 잇는 도성 방어체계가 완성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