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어느새 만 3년을 향해 가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이제 해제됐지만, 종식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많은 학자가 ‘계절성 독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다.
예상처럼 ‘계절성 독감’으로 자리 잡을 경우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이다. 그러나 최근 고려대 의대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민 10명 중 3명은 올 가을·겨울 코로나19가 재유행하더라도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이다. 인식조사 항목을 보면 62.3%가 ‘코로나19 백신은 나의 건강을 위해서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정부와 제약회사 등 백신 제공자로부터 내가 받는 정보가 신뢰할 만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40.7%에 불과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은 다른 백신에 불똥이 튀었다. 인터넷에서는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백신),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해묵은 불신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두 백신에 대한 불신의 시작에는 나름 근거가 있다. MMR의 경우 1998년 영국 학술지 ‘랜싯(Lancet)’에 MMR 백신이 자폐 발생을 높인다는 논문이 실린 바 있고, 자궁경부암 백신의 경우도 2016년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일본 연구진이 자궁경부암 백신이 운동 기능과 뇌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논문을 냈다. 그러나 두 연구 모두 치명적인 오류와 잘못된 해석으로 인해 관련 논문이 공식 철회됐다. MMR 백신 관련 논문은 연구 과정이 통제되지 않은 소수 샘플을 근거로 작성된 데다가 비윤리적인 연구 과정이 드러났고, 자궁경부암 백신 관련 논문 역시 치과대 의료진의 치명적인 오류가 드러나면서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