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어제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 세간의 관심은 한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쏠렸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85분간 이뤄진 접견에서 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IRA로 인한 한국 기업 차별 우려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고, 미국의 전향적인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IRA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법 집행 과정에서 잘 챙겨보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립 서비스에 그쳐선 안 된다. 보다 진전된 해법 도출로 이어져야 한다.
앞서 윤 대통령 해외 순방 때 한·미 정상회담은 짧은 환담 수준에 그쳤다. 대통령실이 “IRA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고는 하나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을 리 만무하다. 당시 백악관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번 해리스 방한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해리스는 지난 27일 일본 도쿄에서 한덕수 총리와 만나서도 “한국 전기차의 미국 내 생산 시작 전까지 ‘과도 기간’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제 “법 집행 과정에서 잘 챙겨보겠다”는 해리스 발언에 대해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