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장·단기 지표금리가 상승하면서 8월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 9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신규 대출자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6%를 훌쩍 넘어섰고, 5명 중 1명은 5%가 넘는 금리에 대출을 받으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8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4.76%로 한 달 새 0.23%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013년 1월(4.84%) 이후 최고치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35%로 전월보다 0.19%포인트 오르면서 2012년 8월(4.41%)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씨티은행 대환(갈아타기) 대출에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적용하면서 7월 소폭 하락했던 신용대출 금리는 6.24%로, 한 달 새 0.33%포인트 뛰었다.
예·적금 등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 금리는 연 2.98%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13년 1월(3.00%) 이후 9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7월(0.52%포인트)과 비교하면 인상 폭이 크게 줄었다.
대출 금리가 예금 금리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면서 예대금리차(대출 평균 금리-저축성 수신 금리)는 확대됐다. 8월 은행들의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54%포인트로 7월(1.28%포인트)보다 0.26%포인트 커졌다.
이날 한은 조사통계월보 ‘가계대출의 금리 민감도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 금리가 3% 수준에서 1%포인트 오르면 대출자 1인당 가계대출 증가 폭이 약 156만원 줄어드는 등 대출 증가 억제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이 높거나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전보다 금리 민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