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보살인데…” 동거녀 가스라이팅 하다 수면제 먹여 살해한 40대에 무기징역 선고

자신을 제 3의 인물(보살)로 속여 동거녀 가스라이팅

‘A와 성관계하지 않으면 불운 닥친다’ 협박

범행대상을 동거녀의 여동생으로 바꾸려 하기도

 

이른바 ‘동거녀 수면제 살인 사건’ 피고인 40대 남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형사 12부(부장판사 이종문)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43)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한 19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날 “자신을 믿고 의지했던 피해자의 생명을 빼앗은 범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면서 “유족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면서 엄벌을 탄원하는 점, 피고인이 3차례 실형을 비롯해 여러 번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반사회적 성향이 관찰된 점 등을 참작하면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A씨는 자신을 ‘제 3의 인물’인 것처럼 속여 동거녀를 가스라이팅(심리 지배) 해오다 수면제를 먹인 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5월18일 전북 완주군의 거주지에서 A씨의 동거녀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당일 A씨는 B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집 안에 방치했다가 B씨 가족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특히 그는 자신의 범행 사실이 발각될까 우려해 자신이 B씨인 척 그의 가족과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하지만 B씨와 통화를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B씨 가족들이 의심하기 시작했다.

 

A씨는 ‘보살’이라는 제 3의 영적인 인물을 내세워 B씨를 정신적으로 지배해온 사실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는 자신이 보살인 척 B씨를 속여 “A씨와 성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운이 닥친다”는 식으로 연락했다.

 

조사 결과 보살과 A씨는 동일 인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와 다툼이 잦아지자 그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특히 A씨는 B씨를 상대로 가스라이팅을 이어오다 범행 대상을 B씨의 여동생으로 바꾸려 한 사실도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