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KB손해보험 2022~23시즌 남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로 지명된 세터 박현빈(18·성균관대1)이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남자부 드래프트가 끝난 뒤 박현빈이 참가 신청서에 ‘품위 손상 행위 사실’을 기재했다고 밝혔다.
박현빈의 신고를 받은 연맹에 따르면 박군은 인하대 사범대 부속중학교 3년 재학 시절인 2018년 후배들에게 언어 폭력과 이른바 ‘얼차려’를 실시한 사실이 적발돼 출석 정지 10일과 전학 처분을 받았었다. 당시 박현빈은 주장으로 뛰고 있었다.
이에 따라 KOVO는 지난달 27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지명 시 1라운드와 2라운드 출전 정지의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KOVO는 다만 박현빈이 전학 등 학교 측 조치를 이행한 점, 자진 신고한 점, 4년 전 중학생 시절 발생한 점을 고려해 신인선수 드래프트 참가 자격 자체는 제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징계에 따라 박현빈은 2022~23시즌 3라운드부터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이번 자진 신고로 박현빈은 서약서 의무제출 제도를 도입한 2021~22시즌 후 KOVO로부터 징계를 받은 첫 사례를 남기게 됐다.
KOVO 관계자는 “향후 학폭 적발 사례가 있는 선수의 적극적인 자진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상벌위에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빠른 발이 돋보이는 세터인 박현빈은 당초 1라운드에서도 상위 순번에 지명될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학폭 징계 전력에 부담을 느낀 선순명 지명 구단이 지명을 포기했고, 전체 6순위인 KB손보가 호명했다.
이영수 KB손보 사무국장은 드래프트가 끝난 뒤 “중학교 시절 저지른 과오이고, 피해 선수와도 원만하게 해결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선수 본인이 많이 반성하고 있고, 구단도 인성을 갖춘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현빈도 “어렸을 때의 불찰로 한 행동에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프로 무대에서는 ‘실력도 좋고 인성도 좋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학폭에 연루했을 당시) 선수들과도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낸다”며 “오늘 드래프트에 나오기 전에도 응원 메시지를 많이 보내줬다. 지금도 미안하고, 고마울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