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시의 한 가정집에 배달된 정체불명의 스티커가 든 우편물에서 마약으로 분류되는 향정신성의약품 LSD(Lisergic acid diethylamide) 성분이 검출됐다. 제주에서 LSD와 우편을 통한 마약 유통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뉴스1은 전했다.
지난 5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출장소가 지난달 28일 경찰에 신고된 ‘탄저균 의심’ 우편물을 정밀 분석한 결과 밴드 모양의 스티커에서 LSD 성분이 나왔다.
경찰은 이 사실을 최근 구두로 전달받고 우편물이 어떻게 신고자에게 전달됐는지 등 유통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이 우편물을 실제로 받으려 했던 수취인이 제주에 있는지 수사하는 중이다. 우편물 봉투 겉면에는 수취인 자택 주소가 쓰여있었지만, LSD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는 게 경찰 측 판단이다.
당초 분만 촉진제로 개발된 LSD는 미국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환각제로 널리 퍼졌다. 코카인의 100배, 필로폰의 300배에 달하는 환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보통 우표와 같은 형태의 종이에 그림으로 인쇄돼 암암리에 유통된다.
앞서 지난달 28일 제주시 조천읍에 거주하는 50대 주민은 “최근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우편물을 받았다”며 인근 함덕파출소에 신고했다. 더불어 “해외에서 우편물이 올 일이 없는데 이상하다”며 “마약이 의심된다”고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송된 이 우편물 안에는 ‘기부에 감사하다, 무료 스티커가 들어있다’는 문구와 함께 스티커가 들어있었다.
또 영국 시인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 등의 영문 시구절과 인용문이 담긴 편지도 1장 들어 있었다.
당초 탄저균을 의심해 긴급 출동한 해병대 9여단과 제주소방안전본부는 공동 대응에 나서 우편물에 든 스티커를 조각내 시료에 대한 1차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음성 반응을 보였고, 2차 분석 결과에서도 검출되지 않아 상황을 종료한 뒤 정밀 감정을 의뢰했었다. 이에 신고가 접수된 함덕파출소도 임시 폐쇄에서 벗어났다. 당시 소방 당국은 생화학차를 급파했고, 9여단도 화생방테러특수임무대(CRST)를 투입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