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언론 보도 해명 계획을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보낸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 총장은 그제 국무회의장에서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고 문자를 보내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잡혔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한 신문의 지적에 대한 해명자료를 언급한 것이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의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이 대통령 핵심 참모에게 주요 사안을 보고한 셈이다.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의심받게 하는 부적절한 행동이다.
감사원은 실제로 그제 오전 11시20분쯤 “서해 사건 감사에 착수하려면 사전에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자료를 냈다. 유 사무총장이 이 수석에게 문자를 보낸 것은 오전 8시 20분이다. 해당 자료가 나가기 전에 대통령실에 미리 자료 내용을 알려준 것이다. 양측이 수시로 소통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만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유 사무총장의 해임과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등 총력 공세에 나섰다. 야당의 요구에 지나친 면이 있기는 하지만 감사원의 처신에도 비판받을 대목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