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은 뛰는데 중국 등으로의 수출이 줄면서 경상수지가 4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정부는 경상수지 적자가 기조로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을 촉진하고, 에너지 취약성 등 구조적 적자 요소를 줄이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5천만달러(약 4조3천36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달(74억4천만달러 흑자)보다 104억9천만달러나 감소했다.
수출 증가율(7.7%)은 작년 8월(32.6%)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다. 특히 8월 대(對) 중국 수출이 통관 기준으로 1년 전보다 5.4% 뒷걸음쳤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도 작년 8월(8억4천만달러 흑자)보다 16억2천만달러 줄어 7억7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가 1년 새 2억8천만달러 흑자에서 12억달러 적자로 돌아섰고,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 적자 폭도 6억1천만달러에서 9억7천만달러로 3억6천만달러 커졌다.
다만 한은은 "9월 들어 무역적자(-37억7천만달러)가 크게 축소된 만큼 9월 경상수지는 흑자일 가능성이 크다"며 "연간으로도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경상수지 통계 발표 직후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10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국제수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앞으로 조선·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제조서비스·섬유패션 6개 주요 수출업종 경쟁력 강화 전략을 짜고, 수출 중소기업에 특화된 별도 지원 대책도 제시하기로 했다.
수입 측면에선 소재·부품·장비, 식량 등 주요 수입품목 공급선의 국내 전환이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고 서비스 수지 개선을 위해 관광·운송·콘텐츠 등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에는 에너지 절약·효율화 대책도 예고한 바 있다.
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대외건전성의 기본 안전판은 경상수지"라며 "올해 연간으로 상당한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긴 하지만, 이런 흑자 기조가 유지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 확대와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 노력과 함께 에너지 절약 효율화를 통한 수입 절감을 추진하고, 관광 물류 등 전방위에 걸쳐 경상수지 개선을 위한 세부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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