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지각변동… 삼성, TSMC에 1위 내줬다

TSMC, 3분기 매출 27조5000억
파운드리 호황에 힘입어 첫 선두
‘메모리 부진’ 삼성 24∼25조 추정

대만 TSMC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올해 3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에 등극할 전망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가 인텔과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마주한 위기를 넘기 위해 파운드리를 적극 육성하고, 차세대 기술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대만 신주과학공업원구 내 TSMC(대만적체전로제조공사) 박물관. 타이베이=이지민 기자

10일 반도체업계 등에 따르면 TSMC는 올해 3분기 매출 6131억4300만대만달러(약 27조5423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48%가량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의 영향으로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데 그치고, 영업이익은 31.7% 줄어든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것과 대조된다.

지난 7일 3분기 잠적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부문별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매출을 24조∼25조원대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 매출에서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으나, 급격한 메모리 업황 부진으로 TSMC에 역전당하는 위기에 놓였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 주력 분야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업황이 나빠지면 실적도 덩달아 부진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기술 개발과 파운드리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 불황에도 감산 대신 과감한 기술 투자를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시장 주도권을 유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 5일 미국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행사에서 5세대 10나노급 D램을 내년에 양산하고, 2024년까지 9세대 V낸드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메모리 감산 계획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감산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