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준석 사태’를 딛고 일어서면서 당권 주자들 간 신경전이 국정감사 기간 중 본격화했다. 안철수 의원이 10일 새 당대표의 과제를 ‘총선승리와 윤석열정부 성공’으로 규정하자, 김기현 의원이 이에 동의하는 동시에 안 의원한테 대선 불출마 선언을 요구하면서다.
안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총선승리를 위한 당내의 경쟁력 있는 선명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라며 “저는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 두 분 모두 출마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유 전 의원은 개혁보수를 자처하고 있고, 나 전 의원은 전통보수를 지향하고 있다”라며 “저 안철수는 중도확장성이 있다고 자부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 명의 출마로 국민과 당원들께 총선승리를 위한 최선의 선택지가 무엇일지를 묻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총선승리를 결정지을 것으로 관측되는 수도권에서 호소력을 갖기 위해선 중도확장성을 지닌 자신이 적격이라는 점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은 유 전 의원에 대해선 “보수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숙제”, 나 전 의원에 대해선 “확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자신을 두고는 “보수층의 신뢰를 높여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했다. 경쟁 후보인 김 의원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이에 김 의원은 “총선승리라는 지상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안 의원의 대선 불출마 선언도 기대하겠다”라며 메시지 공세에 나섰다. 김 의원은 “저도 이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가 당의 역동성을 통한 정반합을 이뤄나가는 변증법적 발전의 장이 돼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라며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갖고 있는 역량 있는 후보들의 한판승부를 통해 우리 당을 보다 건강하고 활력있는 정당으로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안 의원을 겨눠 “차기 당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2024년 총선을 자신의 대권 가도를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해선 안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대선 가도에 유리한 당내 상황을 인위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불공정하고 무리한 조치를 할 가능성 때문에 당내통합에 지장을 초래해선 안 되기 때문”이라고 거듭 ‘안철수 불가론’을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