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에서 2000명분 쌀밥을 짓는 장면은 장관입니다. 구수한 냄새와 함께 반지르르 윤이 나는 하얀 밥은 군침을 절로 돌게 합니다.”(경기 이천시 관계자)
‘쌀과 도자기의 고장’ 이천시 대표축제인 ‘쌀문화축제’가 4년 만에 시민 곁으로 돌아온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어우러진 축제는 가을 여행지를 찾는 가족 단위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이천시에 따르면 ‘제21회 이천쌀문화축제’는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모가면 공원로의 이천농업테마공원에서 열린다. ‘모락모락 밥 내음, 행복은 두둥실’을 주제로 13개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게 된다. 20년 넘게 이어진 축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을 막기 위해 그동안 잠시 휴지기를 가졌다.
◆역사·문화의 고장… ‘모가권 관광벨트’ 구상
경기 동남부에 자리한 이천은 역사와 문화의 고장이다. 동서 27㎞, 남북 36㎞의 표주박형으로 곳곳의 구릉 사이로 복하천과 송곡천, 청미천이 흘러 논농사에 적합하다. 충적평야가 발달해 삼국시대 고구려와 백제, 신라가 번갈아 차지하던 이곳을 고려 태조가 처음으로 ‘이천’이라 불렀다. 복하천을 건너 전쟁에 승리한 것을 기념해 이섭대천(利涉大川)의 첫 글자와 끝 글자에서 따온 것이다.
이곳은 1894년 갑오경장 때 이천군으로 근대 행정구역에 첫 편입된 뒤 1996년 이천시로 승격했다. 2010년 7월에는 서울시와 함께 국내 처음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선정된 바 있다.
이천은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품고 있다. 중부고속도로 서이천 나들목에서 신둔면 3번 국도변에 들어서면 이천쌀 전문 식당이 즐비하다. 마음에 드는 곳에 자리 잡으면 수라상을 기다리는 임금처럼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푸짐한 상을 받을 수 있다.
다시 3번 국도를 따라 장호원 방향으로 5분쯤 달리면 우측에 설봉공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설봉산 자락에 170만㎡ 규모로 조성된 공원의 호수 주변에는 세계 유명 작가의 다양한 조각품이 전시돼 있다.
호수를 따라 우측으로 향하면 근현대 한국화단의 전통을 이어온 월전 장우성 선생의 작품과 고미술품을 접할 수 있는 시립월전미술관이 나온다. 이곳을 지나 산을 오르면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영월암(보물 제822호)이 자리한다.
공원 안 도자전시판매장에선 200여명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관상용 도자기와 생활도자기 외에 장작으로 불을 때 도자기를 굽는 전통가마도 있다. 공원 위쪽에는 세계도자비엔날레의 중심인 이천세라피아가 둥지를 텄다. 인근 사음동 사기막골에는 조선 시대 질그릇을 굽던 가마터가 있어 40여명 작가가 몰려 산다. 이천 도자기는 1000년 전 고려에 사신으로 왔던 중국 선비 서극이 ‘천하제일의 비색’이라고 극찬했던 고려청자에 뿌리를 두고 있다.
봄에는 노란 물결, 가을에는 붉은 물결이 넘치는 산수유 마을도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백사면 도립리와 경사리, 송말리 일대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산수유 군락지가 있어 노란 꽃망울이 터지는 봄마다 ‘이천산수유축제’가 열린다.
여행으로 지친 몸을 달래려면 대형 온천욕장을 찾으면 된다. 실내 풀장까지 갖춘 이천의 온천들은 조선 세종 이후 600여년 역사를 지녔는데, 숙박시설과 식음료시설을 갖추고 테마파크 형태로 운영되는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