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국감서 성남FC 39억 후원 의혹 조명…오세훈 “필요하면 감사”

서울시가 관리하는 비영리단체가 성남FC 후원 통로로 활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필요하면 감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12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네이버가 서울시 등록 비영리법인 희망살림(현 롤링주빌리)을 통해 성남FC에 39억원을 후원하고 편법으로 사옥 허가를 받았다는 의혹이 조명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뉴시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저소득층) 빚탕감운동을 하는 희망살림이 네이버로부터 받은 후원금 40억원 중 39억원을 성남FC에 광고료로 지원했다”며 “이 기부금을 받아서 성남시는 네이버에 특혜를 준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이에 “누가 봐도 정상적이라 보기 어렵다”며 “국감 이후에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감사도 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법인 관리하는 서울시에서 점검했는데 제대로 안 됐다는 이야기”라며 “그때 점검했던 분들을 특별감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당시 법률지원담당관은 퇴직했다”며 “당시 (성남FC 광고료 지원이) 법인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법률사무소에서 받아서 (서울시) 공식 입장으로 정리했는데 그 과정을 다시 파악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제윤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인 에듀머니가 희망살림에 자본금을 투자하고, 제 전 의원이 희망살림의 상임 이사를 맡은 점, 박 전 시장과 이재명 전 시장이 희망살림을 띄워준 점도 지적했다.

 

같은 당 김웅 의원도 “희망살림은 저소득층 경제자립을 위한 법인인데 갑자기 2년간 네이버로부터 40억원을 후원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돈을 당연히 저소득층 경제자립에 사용해야하는데 39억원을 성남FC에 광고료로 지급하고 메인스포서가 됐다”며 “네이버는 숙원이던 제2사옥을 성남시로부터 허가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네이버가 희망살림을 이용해 성남FC에 뇌물을 줬다는 걸 누가 반박하겠는가”라며 “이 정도 되면 희망살림은 뇌물 퀵배송업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희망살림 초대 대표와 관계자들이 지난 10년간 서울시 공공무상급식을 좌지우지하면서 비효율과 부조리가 터져 나왔다”며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는 구입대금의 26%에 불과했고 산지직거래하겠다 했는데 27.3%는 산지 외에서 공급 받았으며, 3년간 13건이나 농약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듣고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답했다.

 

성남FC 후원 의혹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네이버·두산건설·차병원 등으로부터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했고, 이들 기업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희망살림은 2012년 설립 허가가 난 서울시 등록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저소득 채무자 구제 및 취약계층 금융복지 활동을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