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첫 문장, 첫 단락을 쓰기가 어려운 적이 없었는가? 글쓰기도 어렵지만 그 중에도 서두 단락을 쓰는 것은 무엇보다 어렵다. 뛰어난 저술가인 수전 손태그도 서두를 쓸 때면 언제나 공포와 불안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첫 단락이 어려운 이유는 거기로부터 본문과 결말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첫 단락이 나오면 그 다음 단락들은 자연히 첫 단락의 의미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첫 단락은 중요하기도 하고 쓰기도 어렵다.
첫 단락이 인상적이어야 하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서두가 인상적이어야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다. 서두부터 지루하고 김빠지는 느낌이 든다면 독자들은 아예 읽지를 않을 것이다. 영화나 유튜브 같은 재미있는 영상 매체가 널려 있으니 답답한 글을 읽으려는 독자는 없다. 그래서 독자를 한눈에 사로잡을 흥미롭고 인상적인 문장들이 필요한 것이다. 소설가 존 러카레이가 한 다음 말을 생각해 보자. “‘고양이가 매트에 앉았다’라는 문장으로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힘들지만 ‘고양이가 개의 매트에 앉았다’라는 문장으로는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기자들의 글쓰기 교본에 흔히 나오는 “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가 되지 않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가 된다”는 말도 흥미 있는 서두가 어떤 것인지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