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속 인상 등의 영향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며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예금(수신)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지난달 은행권 정기예금에 33조원 가까운 시중 자금이 몰려들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은행이 역대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서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한은이 13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5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2000억원 줄었다. 9월 기준으로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감소하다가 지난 4월(1조2000억원), 5월(4000억원), 6월(2000억원) 연속 증가한 뒤 7월(-3000억원), 8월(3000억원), 9월(-1조2000억원)까지 3개월째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자산시장 침체로 금융 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며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9월 한 달간 12조400억원 감소했다. 분기 말 국고 여유자금 유출 등의 영향으로 머니마켓펀드(MMF)가 10조9000억원 급감했고 채권형펀드도 3조1000억원 줄었다.
전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연 2.50%→3.00%) 인상함에 따라 수신금리도 더욱 오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19개 정기예금과 27개 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1.00%포인트 인상한다. 예금 상품 중에서는 비대면 전용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를 연 3.80%에서 연 4.80%로 1.00%포인트 인상한다. 다른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0.30∼0.50%포인트 올린다. 적금 상품은 ‘우리 페이 적금’과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의 금리를 1.00%포인트 올리고, 다른 대부분의 적금 상품 금리도 0.30∼0.80%포인트 인상한다.
신한은행은 14일부터 39개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8%포인트 인상한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의 대표 적금 상품인 ‘신한 알·쏠 적금’(12개월 만기)의 최고 금리는 연 4.45%로 0.5%포인트 오른다. NH농협은행은 같은 날부터 예금 금리는 0.50%포인트, 적금 금리는 0.50∼0.70%포인트 각각 인상한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수신금리 인상 대열에 조만간 동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