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밥 한 끼에 기본 5000원이 넘는데 아침식사를 1000원에 해결하면 하루 식비가 1만원 이내로도 가능해지잖아요. 어제도 왔는데 오늘은 사람이 더 많네요.”
13일 오전 찾은 서울 성북구의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학생식당은 이른 시간에도 1000원짜리 아침밥을 먹으려는 학생들로 붐볐다. 학생식당 식권 키오스크 앞에서 시작된 줄은 벽면을 따라 반대편에 있는 문밖으로까지 이어졌다. 대기하는 줄이 가장 길었던 오전 8시30분에는 학생이 40여명에 달했다.
전날부터 ‘마음든든 아침’ 사업을 시작한 고려대는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오전 8시부터 9시30분까지 정가 5000원인 아침식사를 1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나머지 비용은 고려대 소액기부 캠페인 ‘KUPC(KU PRIDE CLUB)’를 통해 조성된 기금에서 충당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 28개 대학이 ‘1000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농식품부와 대학이 협력해 학생이 1000원, 농식품부가 1000원, 학교가 나머지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사업에 참여 중인 서울대는 2018년부터 ‘1000원 식사’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자체예산을 투입해 아침뿐 아니라 점심과 저녁에도 학생회관에서 1000원 식사를 제공한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 평균 아침 370장, 점심 787장, 저녁 511장 총 1668장의 식권이 팔렸다. 한 명이 한 끼만 해결했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17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이용한 셈이다.
1000원 식사를 매일 먹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 불어교육과 김모(24)씨는 “주중엔 점심은 항상 ‘천식’(1000원 식사)을 먹고 저녁도 종종 먹는다. 일주일에 5~6번은 천식을 먹는 셈”이라며 “천식을 먹으면 하루 식비가 5000원 정도만 들어 주머니 사정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농경제사회학과 김모(22)씨 역시 “매일 학식을 먹는데, 메뉴가 괜찮으면 1000원 식사를 선택해서 먹는 편”이라며 “1000원 식사를 하는 날은 하루 세 끼를 모두 챙겨먹어도 식비가 1만2000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대학생들이 고물가를 피해 1000원짜리 학식에 기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예산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 수가 2017년 10곳에서 올해 28곳으로 늘어났지만, 예산 문제로 일부 대학은 지원금을 아예 받지 못하고 있고 지원금을 받더라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7년 시범운영만 참여했던 한국외대는 “범정부 차원으로 지원대학 규모를 확대하면 학생 복지를 위해 동참할 계획이 있다”는 입장이다. 다른 대학 관계자는 “현행 수준으로는 지원금 규모가 너무 적어서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벤트성 사업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